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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지지율과 신구권력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회동이 28일로 성사됐다. 20대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의 ‘지각 회동’이다. 1992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당선인 간 18일 만의 회동보다 하루가 더 걸린 역대 ‘최장 기록’이다.

대선 이후 신구 권력 갈등이 급기야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대립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만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입장을 윤 당선인에 전달했고, 윤 당선인이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며 화답했다고 한다. 0.73%포인트 차로 승부가 난 대선 결과는 통합과 협치를 하라는 민의의 요구였지만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져 온 끝이다.

양측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한국은행 총재와 감사위원 임명 등 고위직 인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등을 놓고 전방위 갈등을 벌였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강 대 강 대치’ 이유로는 퇴임 직전 문 대통령의 역대급 국정 지지도와 취임 직전 윤 당선인의 이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꼽는 전문가가 많다. “지지율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는다”지만 지지율은 권력의 힘이자 국정 운영 동력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윤 당선인이 앞으로 5년 동안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55%가 ‘잘할 것’, 40%가 ‘잘못할 것’이라고 각각 답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임 대통령들의 당선 2주 이내 시점 직무 수행 긍정 전망은 80%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윤 당선인은 현저히 낮다. 2017년 5월 문 대통령은 87%, 2012년 12월 박근혜 당선인은 78%였다. 2007년 12월 이명박 당선인은 84%를 기록했다.

반면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도는 긍정 평가가 44%로 지난주(15~17일) 조사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갤럽이 집계한 역대 대통령 5년차 4분기 지지율 자료에 따르면 김영삼 전 대통령 6%, 김대중 전 대통령 24%, 노무현 전 대통령 27%, 이명박 전 대통령 23%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이 밀어붙이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53%가 ‘청와대 집무실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반대했다. ‘용산 집무실 이전’ 찬성은 36%였고,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10%였다.

신구권력 대립으로 향후 5년간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이제라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민생현안에 협력해 복잡한 갈등의 실타래를 풀라는 게 국민의 요청이다.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둔 국외 문제도 녹록지 않다. 북한이 모라토리엄(발사유예)을 공식 파기하고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갖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발 경제위기와 코로나 방역의 한계 상황 등이 정권교체기의 중차대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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