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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대학 ‘폭력 신고식’에 신입생 사망…가해자만 32명
32명 기소…7명은 직접 폭행 가담
"옷 벗기고 술 강제 마시게 한 뒤 때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태국의 한 대학 신입생이 신고식에서 폭행당해 숨지는 일이 발생해 직접 폭력을 휘두른 선배 등 대학생 30여 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23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경찰은 북동부 지역의 한 공과대학 학생 32명을 폭력적인 신고식에 관여한 혐의로 전날 기소했다. 이 중 7명은 신입생 프렘(19)이 사망에 이르게 한 폭력에 직접 가담한 혐의다.

나머지 25명의 학생에게는 신입생들을 모욕한 혐의 및 전염병 관리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13일 선배들이 프렘를 포함한 신입생들을 늦은 밤 말라붙은 논으로 데려간 뒤 벌어졌다. 이들은 같이 축구를 하자며 신입생을 불러모은 뒤, 후배들이 도착하자 옷을 벗게 한 뒤 술을 먹이고 폭행을 가했다. 해당 가혹 행위를 당한 신입생 중 프렘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을 거뒀다.

프렘의 부친은 직접적인 폭행을 가한 선배 7명의 부모가 보상금으로 제시한 50만 밧(약 1800만원)을 거부하고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대학측은 프렘을 숨지게 하는데 직접적으로 관여한 학생들은 퇴학 조처하고, 신고식을 조직한 학생들에게는 정학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폭력적인 신고식 근절을 위한 태국의 페이스북 모임인 'ANTI SOTUS'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태국에서는 고등학교는 물론 직업학교, 대학교 그리고 사관학교 등에서 '상급자·명령·전통·단결·정신'의 영어 단어 앞 글자를 딴 이른바 'SOTUS'라는 신고식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급생이나 선배들이 하급생들이나 후배들을 대상으로 여러 형태의 정신적·육체적 폭력을 가하는 것.

지난 2019년에는 방콕 서부 나콘빠톰주의 한 고교에서 상급생 3명으로부터 가슴을 세 차례 강하게 맞은 뒤 의식을 잃었던 15세 고교생이 숨졌다.

2018년에는 한 대학 신입생이 세 명의 상급생에게 발길질을 당해 비장이 파열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2014년에는 16세 고교생이 해변에서 신고식에서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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