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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순방 바이든, 이번엔 러 가상자산 ‘숨통 죄기’ 압박전
러, 우크라 전면침공 한달…
제재 사각지대 차단 최우선 목표
EU동맹국 정상들과 잇단 만남
“루블 가상자산화 제재우회 조짐”
ECB 주요 인사들도 허점 경고
거래소·러 고객 거래차단案 유력
에너지 보급망 다변화 등도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분기별 최고경영자(CEO)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정확히 한 달째 되는 오는 24일(현지시간) 유럽 순방길에 나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과 만나 대(對)러시아 제재를 강화함으로써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다.

특히, 그동안 러시아 제재의 ‘사각지대’로 알려진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까지 포함, 기존 제재의 허점을 보완함으로써 러시아의 숨통을 더 강하게 죄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물론 기존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단순히 새로운 제재를 추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서 러시아가 기존 제재를 약화시키거나 회피하려는 시도를 막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설리번 보좌관의 설명에 비춰볼 때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이번 만남에서 그동안 러시아가 제재 회피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상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안을 들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날 유럽중앙은행(ECB) 주요 인사들이 가상자산을 대러 제재의 주요 허점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도 의미심장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한 화상 연설에서 “일부 러시아인들이 루블화(貨)를 가상자산과 스테이블 코인으로 바꿔 서방 제재를 우회하려는 분명한 조짐이 보인다”며 “최근 루블화를 이용한 가상자산 거래액은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파비오 파네타 ECB 집행이사도 같은 날 “가상자산은 금융 제재에 초점이 맞춰진 대러 제재의 가장 큰 허점이 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구체적으로는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러시아 고객과 거래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2일 유럽연합(EU) 회원국 관계자들과 한 화상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다만, 주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해당 조치 동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벌써부터 실효성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공동 조처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그동안 유럽으로 에너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에너지 생산국과 협의해 왔다”면서 이와 관련한 지원책이 발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밖에도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순방 기간 동유럽 나토 회원국의 군사력 배치 태세에 관한 장기적인 조정을 위해 동맹들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설리번 보좌관이 밝혔다. 러시아와 맞닿은 유럽 동부 지역에 미군 주둔 강화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하고, 25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인도적 지원 거점인 폴란드를 방문한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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