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he Guardian'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앞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대만을 무력으로 장악하는 방안을 고려했었다고 대만 언론이 러시아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러시아 인권운동가 블라디미르 오세치킨은 최근 페이스북에 공개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FSB의 기밀보고서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올해 대만을 무력 침공해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 이전에 대만을 ‘전면 접수’하는 방안을 고려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또 시 주석이 ‘대만 수복’이라는 ‘공적’을 앞세워 당 대회에서 자신의 주석직 3연임을 순조롭게 확정지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국이 대만을 무력 장악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진 것으로 평가됐다.

반부패 웹사이트 ‘굴라그넷(Gulagu.net)’을 운영하는 오세치킨은 이번에 공개한 기밀 보고서가 FSB의 정보분석 자료라고 설명했다.

문건의 진위 여부와 관련해 러시아 안보 전문가 크리스토 그로제프는 FSB 전·현직 직원 두 명에게 보여준 결과 해당 문건이 “의심할 여지 없이 FSB 동료가 작성한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해당 문건의 사실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의 대만 공격 유무와는 관계없이 대만은 언제 어디서나 방어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SB 보고서가 알려지자 중국의 대만 판공실 주펑롄(朱鳳蓮) 대변인은 “우리는 국가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겠다는 결의는 변함이 없다”면서 “절대 어떠한 사람이나 어떠한 세력이 조국의 신성한 영토를 침범하거나 분열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그러면서 “만약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도발과 압박, 심지어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과감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지난해 10월 초순 대만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자신이 군인이 된 이후 40년 이래로 지금이 가장 엄중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이미 대만을 침공할 역량을 갖고 있지만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면서 오는 2025년이 되면 중국이 치러야 할 비용이 낮아지면서 전면적으로 대만을 침공할 힘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지난 1월 말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대국민 단배식(단체 새해 인사)에 참석,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통일 촉진 투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蔣介石·1887∼1975)가 이끄는 국민당이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중국은 대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만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젠(殲·J)-10 전투기 2대와 KA-28 대잠 헬기 1대 등 중국군 군용기 3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대만언론은 지난 14일 중국 군용기 13대가 대만 서남부 ADIZ 진입 당시 중국군의 무인기도 함께 들어왔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