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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쇼크’ 환율 1230원 돌파...유가 급등에 겹친 환리스크 ‘물가 비상’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정보.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급등세를 보이며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대외 의존도가 높고, 수입물가가 소비자 물가로 빠르게 전이되는 한국경제 구조상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9원 오른 1232.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200원을 넘긴 뒤, 전쟁이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강하게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공포로 폭등했던 국제 유가는 다소 진정세를 보였으나, 시장은 여전히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 배럴당 130달러를 넘기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역시 전날 밤 최고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12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미 의회에서 원유 제재 법안이 호응을 얻고 있어 유가에 계속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등의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장의 모습. [연합]

원자재 대외 의존도가 높고, 수입물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경제는 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세를 보이며 빨간 불이 켜졌다. JP모건은 유가가 배럴당 1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회복을 준비하던 경제 성장이 주저앉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고유가는 물가를 밀어올린다. 게다가 물가안정을 위해 주요국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틀면,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하고 수입물가는 더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실제 시티, UBS,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 등 14개 주요 투자은행(IB) 투자자들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평균 0.3%포인트(p)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은 1.2%p 하락하며 불경기에 가까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눈높이를 낮추게 될 전망이다. 당장 정부가 내놓은 올해 3.1% 경제성장률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연평균 배럴당 73달러를 기록한다는 것이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 경상수지 800억 달러 흑자로 내다봤는데, 물가상승률은 4%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지난해 말 올해 원·달러 환율 상단을 1230원으로 내다봤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망이 단기내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최근 며칠 사이 러시아의 공세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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