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재 양성 위기론”…국내 ‘AI 전문 교수’ 중국의 6분의 1 수준

미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관련 전문 교수가 AI 분야 선도국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처우로 인해 기업으로 전문 교수들이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 교수 부재는 인재 양성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3일 미 매사추세츠공대 컴퓨터공학부 에머리 버거(Emery Berger) 교수 연구팀의 CS랭킹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학의 인공지능 관련 분야(AI·컴퓨터비전·머신러닝·자연어프로세싱·정보검색) 전문 교수는 8개 대학의 65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는 전년보다도 감소한 수치다. 2020년 국내 대학 인공지능 관련 분야 전문 교수는 9개 대학 75명이었다.

대학별로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대 13명 ▷연세대 9명 ▷포스텍 7명 ▷고려대 4명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4명 ▷한양대 2명 ▷경희대 1명이었다. CS랭킹은 세계적인 컴퓨터·과학 분야 학술회에 논문을 등재한 교수를 기준으로 전문 교수를 구분하고 있다.

중국은 29개 대학에 392명의 전문 교수가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보다 6배 많은 수치다. 영국의 경우에도 31개 대학 167명이 있었으며, 미국은 147개 대학에 1010명의 전문 교수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AI 관련 기술은 로봇,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미래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 기술로 이미 자리잡았다. 시장조사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은 2018년 101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에서 7년간 연평균 43.4%씩 성장, 2025년에는 1260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 AI 전문 교수가 부족한 이유는 낮은 처우와 정부 정책에 휘둘리는 대학 운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인공지능 전문 교수 연봉은 많아야 6000만~8000만원 수준”이라며 “해외 기업체의 경우에는 많게는 3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에 따라서도 어느 해는 교수가 늘었다가 다시 급감하는 등 연구와 인재양성의 지속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 교수 부재는 인재 양성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결국에는 기술 선도국가와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상위권 대학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후 IT 기업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모 씨는 “유명한 교수 강의는 수강이 어렵거나 아니면 큰 강당에서 수많은 학생이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다”며 “능력이 있는 교수가 대학 내 많아진다면 교육의 질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차세대 산업 주축인 인공지능 관련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한국은 후발주자가 될 것”이라며 “3등 국가로 선도 국가를 따라가기 바쁠 것”이라고 일갈했다. 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