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두고 2일 마지막 법정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집중적으로 공세를 퍼부었다.

먼저 이 후보는 윤 후보의 ‘페미니즘’ 관련 인식을 놓고 공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일자리 및 주거문제를 짚은 뒤 “윤 후보님은 저출산 원인 이야기 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된다’, ‘저출생 영향 미친다’ 말씀했다.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무엇이고 여전히 페미니즘이 남녀 교제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이란 것은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그런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고 정정한 뒤,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 앞서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사과했다. 이 후보는 “당 역시 ‘피해호소인’이라는 이름으로 2차 가해에 참여한 분들이 있고 결국 그 책임을 다 끝까지 지지 않고 공천까지 했던 점들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상처 입고 또 그에 대해서 질타하고 계시다”며 “우리 국민들의 회초리의 무서움을 알고 앞으로 이런 일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저는 우리 사회 구조적인 성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윤 후보는 여전히 구조적 성평등은 없고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앞서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며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밝힌 적이 있다.

윤 후보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습니까마는 중요한 것은 여성과 남성을 집합적으로 나눠 양성평등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여성이든 남성이든 범죄 피해를 당하거나 공정하지 못한 처우를 받았을 때 공동체 사회가 강력하게 대응해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것을 집합적인 양성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답했다.

또 이 후보는 “윤 후보님은 성인지 예산이 30조원인데 일부를 떼면 북한 핵 위협을 막을 수 있는 무기를 살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며 “윤 후보가 제시한 정책 중에도 있는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사업, 한부모 지원 사업이 성인지 예산이다. 여성을 위한 예산이 아니고 남녀성평등을 위해 특별히 고려해야 될 예산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심 후보는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와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 ‘여성공약’이 아닌 ‘청년공약’에 포함됐다며 “남녀 갈라치기 해서 여성혐오로 표 얻어보자는 생각이 아니고서는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후보는 “무고죄는 성폭력 신고를 못 하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2차 가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대검에서도 성폭력 종결 이전에 무고죄 수사를 안 한다는 매뉴얼이 있는데 왜 무고죄 형량을 강화하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성범죄 본범을 세계 처벌하게끔 상향을 하니까 무고도 거기에 맞춰서 상향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미국, 프랑스, 독일은 5년 이하고 UN에서도 무고죄 부분은 기준을 완화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며 “여성청년도 유권자이고, 페미니즘 때리기, 갈라치기 정치는 단호히 막겠다”고 말했다.

또 심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2차 가해가자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치 여부에 대해 물었다. 이 후보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없다”며 “선대위에 최하 2000명 있기 때문에 저희가 찾기는 어려운 것을 이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조카가 여자친구 어머니를 37번 찔러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맡아서 데이트폭력, 심신미약이라고 하고, 또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 심신상실이라고 변호를 하셨는데 여성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페미니즘 운운한다”며 “만약에 이런 분이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신다면 과연 젊은이들이 이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가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범죄인을 변호하는 일이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저의 부족함이었다고 생각하고 피해자 여러분께는 사죄의 말씀을 다시 드린다”면서 “페미니즘과 이건 상관이 없다.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이 충돌하는 문제니까 분리해서 말씀을 해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