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협상 과정과 결렬을 공개한 데 대해 “이미 협상에 대해서는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측이 전화·문자폭탄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나라를 살리고 차기 대통령이 되려면…’이라는 내용을 포함해 1만8000여통의 확인하지 않은 문자메시지가 몰린 안 후보의 휴대전화.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 이미 협상 시한이 종료됐다며 대선 레이스 완주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 여수 유세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 후보가 국민경선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을 수용한다면 회동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미 협상에 대해서는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고 답변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의 단일화 협상 추진 과정과 결렬 상황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지난 20일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선언했는데 어제 갑자기 연락이 왔다”면서 “오늘 아침 전해온 내용을 듣고 그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이미 지난 13일 야권후보 국민경선 단일화 제안을 했지만 윤 후보 측에서 가타부타 답이 없어 20일 무의미하다고 선언했고, 이후에도 마타도어 등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윤 후보 측이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고 제안해 만났지만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양측에서 각각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전권을 부여받은 대리인으로 나서 협상을 벌였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도대체 어떤 말을 저희한테 할 것인가에 대해 이 의원이 나가서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며 “저는 전권 대리인 이런 개념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국민경선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그는 “협상이라는 게 서로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협상테이블에 저희가 그것을 올렸는데 협상테이블에 없었다는 것은 협상 상대자로서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침에 전달받은 협상 내용과 관련해선 “제가 계속 주장했던 것은 국민경선에 대한 것이었는데 국민경선에 대해 어떤 입장 표명이 없었다”며 “왜 안 받겠다, 또는 받겠다, 받지 않겠다 자체가 없었고 또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국민경선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이 포함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리인 사이의 단일화 협의 과정에서 여론조사 얘기는 한번도 나온 적이 없다”면서 “여론조사 역선택을 막을지 등도 전혀 협상테이블에 올린 적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협상 과정과 결렬을 공개한 데 대해 “이미 협상에 대해서는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순천 아랫장에서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

아울러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자신과 만나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윤 후보 측 지지자들의 전화폭탄과 문자폭탄으로 휴대전화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지경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금 누군지 모르는 전화가 계속 오고 있고 문자가 3만 개가 넘는다”며 “제가 이 전화로 어떤 통화나 어떤 시도를 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그 당(국민의힘)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계속 제 번호를 뿌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짓을 하는 게 과연 협상 파트너로서의 태도냐”고 반문했다.

또 “저는 당(국민의힘)에서 이것은 공식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는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이후부터 그의 전화번호를 공유하고 전화폭탄과 문자폭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