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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박한 공습 속에서 키예프 지하철역에서 태어난 아기. [우크라이나 의회 트위터] |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대피·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임신부가 대피한 시민들이 모여있는 지하철역에서 아이를 낳았다.
25일(현지시간)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지하철역에서 한 임신부가 아이를 낳은 소식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외부로 알려졌다.
현재 이곳 지하철역에 대피한 시민들은 문이 열린 채 플랫폼에 정차된 열차 등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텔레그램을 사용해 외부와 연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의회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이날 태어난 아기 사진을 올리며 “2시간 전 한 임신부가 키예프 지하철역에서 아기를 낳았다”며 “우리에게 희망을 전하는 소식이다”고 축하했다.
지난 24일 새벽 시작된 러시아의 폭격으로 혼란에 빠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현재 지하철역 등으로 황급히 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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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전면 침공을 감행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시민들이 포격을 피해 지하철로 대피해 있다. [연합] |
공습 첫날 키예프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한꺼번에 지하철역으로 대피했고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동부 대도시 하리코프에서도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폭발음에 주민들이 지하철역으로 몸을 피했다.
옷가지 등 간단한 물건만 챙긴 채 고향을 등지는 피란 행렬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CNN방송은 피란길에 나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이웃 국가인 폴란드, 루마니아 등으로 향하고 있어 러시아 침공 후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을 따라 이동하는 도로 교통량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동유럽 인접국인 몰도바, 벨라루스, 조지아 등 3곳은 우크라이나 여권 소지자에게 비자를 요구하지 않으며, 이 지역에 있는 다른 여러 국가도 최소 30일 동안은 비자가 필요하지 않다.
폴란드 당국은 “현재까지 들어온 우크라이나 국민은 3만5000 명이며, 국경 근처에 여전히 긴 줄이 늘어서 있다”며 “최대 100만 명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BBC는 유엔이 이번 러시아 침공으로 최대 500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주변 국가들로 피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pow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