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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르노빌 원전서도 전투…‘핵 재앙’ 우려
우크라 15개 원전 가동…대부분 시설 낡아
상당수 시설 교전 가능지역에서 멀지 않아
러시아군, 체르노빌 원전시설 통제권 확보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교전을 벌인 뒤 러시아군 탱크가 배치돼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교전 이후 체르노빌 원전시설 통제권을 잃었다고 밝혔다. [news.au.com 유튜브 캡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군과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교전을 벌인 가운데 여전히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핵 재앙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체르노빌 원전시설 통제권을 잃었다고 밝혔다. 교전으로 인해 현재 15곳의 원전시설을 운영 중인 우크라이나 내에서 방사선 유출 등의 문제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체 에너지 수요의 약 50%를 공급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속해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전시설이 교전이 격화할 수 있는 지역에서 멀지 않아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자포로제 원자력발전소 같은 경우 우크라이나 동부에 위치한 도네츠크 지역에서 불과 241㎞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드미트로 구메뉴크 우크라이나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을 위한 과학기술센터 관계자는 원전이 군사적 보호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기에 원전이 공격받게 되면면 해당 지역에 막대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무차별 공격 뒤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우려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AP통신에 원전 원자로와 방호벽, 폐기물저장소의 안전 상태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교전 이후 체르노빌 원전에 정통한 소식통은 AP통신에 “방사능 폐기물저장소가 러시아군 포격에 공격받았고, 이후 방사선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이 포격으로 타격을 입게 되면 원자로의 중심부인 노심이 녹는다. 그 뒤로는 폭발성 가스나 방사능 물질이 원자로에서 빠지게 되고, 유출된 방사능 물질이 대기권으로 그대로 노출된다.

특히 폐기물저장소가 포격을 맞으면 사용후핵연료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고문은 “체르노빌에 대한 공격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그리고 유럽연합(EU) 국가까지 방사능 먼지를 퍼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날 성명을 내 원전 인근에서 교전이 발생한 것을 규탄했으며, 군사행동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핵시설의 안전한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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