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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드라인 넘은 푸틴, 침공 명령…전면전 비화하나
러軍 우크라 동부 진입 여부·시점 여전히 불투명…서방 외신 예상 엇갈려
러시아-우크라 전면전 가능성 ↑…러 전면 침공 구실 찾을 가능성 배제 못해
美·나토, 우크라 국경에 병력·첨단 무기 증원…‘맞불’ 군사 훈련 진행도
외교적 해결 불씨는 살아있어…24일 블링컨·라브로프 만남 분기점 될 듯
21일(현지시간) 펼쳐진 러시아·벨라루스 연합 군사 훈련 ‘연합의 결의 2022’에서 훈련에 참가한 병력들이 폭탄을 투하하는 훈련을 벌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넘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親)러시아 세력이 내세운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파견을 명목으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라 명령하면서다.

러시아의 조치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면전 가능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접경 국가에 병력을 경쟁적으로 증강 배치하고 군사 훈련을 벌여 온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의 군사적 충돌로까지 번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지만, 진입 여부와 시점에 대해선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현재 돈바스 지역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용 무인기, 중화기, 미사일, 대포, 다연장포 등에 연일 포격을 받고 있다”며 분리주의 공화국 독립 승인과 평화유지군 파병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러시아군의 움직임에 대한 서방 외신들의 분석은 엇갈렸다. AP 통신은 “실제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할지는 현재로선 불명확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즉각적인 군사 행동에 나서기보단 우선적으로 서방에 최고 수준의 경고장을 날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 CNN 방송은 미 고위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수시간 내 돈바스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침공이 사실상 개시됨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군사적 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분리주의 세력의 독립 추진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우크라이나가 정규군을 동원해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경우 평화 유지를 명목으로 파병된 러시아군과의 충돌을 피하기 힘들고, 러시아가 이를 구실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전면 침공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병된 러시아군이 침공 구실을 삼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가짜 뉴스’ 등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미 CNN 방송은 앞서 미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군 주력 전투부대의 4분의 3이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러시아가 수도 키예프 외에 다른 주요 도시들도 러시아 침공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돈바스 지역과 같은 일부가 아닌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가 러시아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 관측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불씨가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의 군사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들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미군도 폴란드에 9200명을 배치했고, 나토군 4000명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 3국에 4000명을 배치한 상태다. 여기에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무기도 속속 전진 배치 중이다.

또, 미국 주도의 다국적 군사 훈련 ‘세이버 스트라이크 2022’를 21일부터 폴란드에서 진행하는 등 러시아의 잇따른 군사적 행동에 ‘맞불’을 놓는 형국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진짜이며,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이후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차츰 외교의 문도 닫히고 있는 모양새다.

우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 하에 추진됐던 미·러 정상회담은 사실상 무산됐다. 러시아 측의 반응이 시큰둥했던 데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제로 달았던 ‘우크라이나 불침’ 조건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다만, 외교적 해결에 대한 실낱같은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모양새다.

오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간의 만남에서 ‘벼랑 끝 협상’을 통해 해결책이 극적으로 마련될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순 없기 때문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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