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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환갑에 적성 찾아”…윤석열 ‘히딩크 어퍼컷’, 다 계획이 있다?[정치쫌!]
尹, ‘오버 액션’ 밈 만들고 존재감 발산
발언 수위도 높여 野지지층 결집 유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어퍼컷 세리머니로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연일 ‘오버 액션’을 하고 있다. 연방 어퍼컷과 만세·‘엄지척’을 보이면서 자신의 유행어인 “좋아, 빠르게 가!”를 외치는 식이다.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윤 후보가 분열된 범야권 내 정권교체 기수로 존재감을 발산하고, ‘단일화 블랙홀’에 빨려들지 않기 위해 일부러 더 큰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야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부터 유세현장을 찾을 때마다 각종 세레머니를 거침없이 구사하고 있다. 자신감의 찬 표정과 어퍼컷 등 특유의 큰 동작은 벌써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되고 있다. ‘응원단장’이란 별명도 붙었다. 누리꾼들은 “히딩크 감독이냐”, “환갑에 적성을 찾았다”, “국대 경기 응원단장 같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의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전날 경북 상주시 풍물시장 거점유세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집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갈라치기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28번이나 실수할 수 없다. 이건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지난 17일에는 여권의 ‘정치 보복’ 프레임 공세를 놓고 독일 나치 총통이었던 아돌프 히틀러를 거론키도 했다. 그는 경기 안성·용인 유세에서 이를 놓고 “히틀러와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며 “그 사람들은 ‘(제가)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 네편 가릴 것 없이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고 하니 자기들에 대해 정치보복을 한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독일 나치, 이탈리아 파시즘, 소련 공산주의자들이 늘 하는 짓이 자기 과오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자기 과오는 덮고 남이 하지도 않은 것을 뒤집어 씌우는 일”이라며 “이런 허위 선전공작은 전체주의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시장으로 일했던 성남을 찾아서는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거론한 후 “인구 100만명 성남시가 이렇게 운영됐는데 5000만명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꼬라지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맹폭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오버 액션도 선거 전략의 일환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일반 대중에게 정권교체를 위한 ‘맏형’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동작을 크게 취한다는 의견이다. 독설을 망설이지 않는 것은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는 의도가 깔렸다는 당 안팎의 분석도 많다.

대선이 3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은 아직 ‘정권심판’ 찬성 비율과 비교하면 뒤처진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4자 가상대결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40%였다.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에 대한 동의율이 50%로 이보다 10%포인트 높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상세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대중 중 상당수는 윤 후보에 대해선 ‘정치 초보’ 이미지가 강해 표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윤 후보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이력이 있는 만큼, 그의 ‘정체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의 자신감에 찬 여러 움직임과 선명한 메시지가 그에게 따라붙는 의구심을 지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윤 후보 측은 이와 관련해 “우리 국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값, 세금폭탄, 갈라치기에 고통 받고 제편끼리 나눠먹는 부정부패에 상처 받고 있다”며 “이에 지난 2002년, 아직 외환위기(IMF)의 고통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불어넣은 한·일 월드컵의 감동을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의지를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으로 다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리 준비된 게 아니라 윤 후보가 현장에서 즉석으로 이런 의미를 담아 파이팅을 외친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후보의 ‘어퍼컷’을 놓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후보가 그런 것을 할 때 흥이 있다”며 “분위기를 잘 타고, 이에 따라 밈을 생성할 수 있는 끼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우리 후보가 시킨다고 하는 사람이 아니고, 안 시킨다고 하지 않는 사람도 아니다”라며 “우리 후보가 대중이 열광하는 분위기 속에서 굉장히 적절한 본인의 밈을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오전 경북 상주시 풍물시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

야권 일각에선 윤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격랑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일반 대중에게 이렇다할 각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 블랙홀에 빠지는 순간 맥없이 ‘패배자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윤 후보의 오버 액션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자신감을 넘어 오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직 박빙 구도에서 벗어난 게 아닌데도 너무 들뜬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흥분한 상태에서 말실수 등 태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영상=시너지영상팀]

[영상=시너지영상팀]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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