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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판세 결국 ‘MZ 표심에’…2030 ‘세대투표’가 키 쥔다
李-尹 청년·부동산 민심 대결
전국서 18~39세 비중 가장 높아
주택·일자리·육아 등 이중삼중 고통
尹-李 격차 전국지지율보다 더 커
與 보고서 “이대로가면 서울 빨간색”
서울 민심을 얻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발길도 더욱 바빠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유세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위쪽 사진)와 같은날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유세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서울 유권자 중 18~39세 연령층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보름여 앞둔 대선에서도 ‘세대 투표’가 지역 민심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부터 취업준비생, 젊은 직장인, 신혼부부, 초·중등 학부모층까지 포괄하는 서울의 청년계층은 부동산·일자리·육아·교육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고통을 이중 삼중으로 겪고 있는 유권자들이다. 이 때문에 특정 분야의 이슈나 관심사보다는, 다양한 문제가 중첩돼 나타나는 세대 공통의 투표 성향이 대선 판세에는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최근 일련의 여론 조사에서 서울에선 전국 단위보다 더 격차가 크게 윤 후보의 근소 우세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또 서울과 2030세대에서 두 후보의 등락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 현상도 나타났다.

▶높은 정권교체론 속 尹 우세=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 지역의 경우 윤 후보의 우세 흐름은 뚜렷하다. 지난 17일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여론조사(입소스·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5~1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6명 대상 조사)에서 전국적으로는 이 후보(35.2%)와 윤 후보(39.2%) 격차가 4%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승부였지만, 서울에선 이 후보(30.0%)와 윤 후보( 41.8%)의 격차(11.8%포인트)가 크게 벌어졌다.

같은 날 발표된 NBS전국지표조사(14~16일)에서도 서울지역 지지율 격차는 11%포인트였고, 지난주 한국갤럽 자체 정례조사(8~10일)에서도 전국적으로는 1%포인트 차 박빙이었음에도 서울에서는 무려 15%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앞서 국민의힘의 극한 내홍 속 이 후보가 골든크로스를 이뤄냈던 지난 1월 첫주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정례조사에서도 전국적으로는 이 후보(40.1%)가 윤 후보(34.1%)를 6%포인트차로 앞서면서도, 서울에서는 36.4%대 37.0%로 오히려 윤 후보에 미세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타지역 대비 월등히 높은 서울 2030 비중 ‘주목’ = 서울에서의 판세는 집값과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적 특수성이 가장 결정적이라는 것이 그동안의 분석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세대별 인구 구성의 특수성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은 2030세대 청년인구(만18~19세 포함) 비중이 중장년층(4050세대), 노년층(6070세대 이상) 보다 더 높은 청년 밀집 지역이기도 하다.

헤럴드경제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연령별 인구현황)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서울의 2030세대 인구는 300만명 가량으로 서울 전체 만 18세 이상 인구(823만명) 중 36.5%를 차지했다. 4050세대(293만명·35.7%), 6070세대(80세 이상 포함, 229만명·27.8%)보다도 많은 비중이다. 전체적인 청년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2030 집단의 규모가 이 같은 비중을 유지한 데는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만 18세에게 투표권이 부여된 것도 작용했다.

특히 지방권역인 충청(대전·세종·충남·충북) 31.8%, PK(부산·울산·경남) 29.8%, TK(대구·경북) 28.7%, 호남(광주·전남·전북) 28.9%과 비교하면 서울의 2030 비중은 최대 7.8%포인트 가량 많다. PK와 TK, 호남지역 등에서 2030 비중이 4050세대는 물론 6070세대보다도 적은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서울에는 민주당이 고전하고 있는 2030세대가 많기 때문에 민심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고도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與 서울시당 내부 보고서도…“2030 이탈율 가장 높아”= 민주당 서울시당이 지난달 말 만든 ‘서울시 유권자 인식조사’ 내부 전략 보고서에도 서울민심 이탈의 핵심이 2030세대라는 분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보고서에는 서울에 사는 2030세대에서 정권심판론이 우위에 있고, 특히 2030 남성들의 정권심판론은 64~68%로 압도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촛불동맹’의 핵심 축이었고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지지층 중 현재 이탈한 ‘이탈률’이 2030세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도 했다.

2030 여성의 경우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탈해 무당파·제3당(정의당)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2030 남성은 국민의힘으로의 전향이 21~25%에 달했다. 직업별로도 ‘학생’이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 중 37%만이 지지를 유지해 전 직업군 중 최저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는 “서울이 정권심판론의 진원지”라면서 “이대로 가면 서울은 빨간 색”이라는 경고가 담겨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서울은 2030 비중이 타 지역 대비 가장 높고, 또 가장 첨예하게 세대효과와 젠더 이슈에 노출돼있는 ‘세대·젠더 이슈의 최전선’이기 때문에 2030이 민심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면서 “아무래도 서울이 경쟁도 가장 심하고, 부동산-자산격차도 가장 심하고. 남녀 간 젠더 이슈를 받아들이는 정서도 가장 예민하기 때문에 2030이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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