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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바로보기] 야나이 유니클로 회장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

일본은 ‘관(官)’이 주도하는 국가다. 국가의 정책 결정이나 운영 과정에서 정치 권력이 독점하는 구조다. 정치가와 관료가 국정을 이끌고, 국민은 순종적으로 따라간다. 정계와 재계 관계는 우호적이지만, 힘은 압도적으로 정치 쪽이 강하다.

기업인이나 재계 단체가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흔치 않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운영사) 회장이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정도가 예외일 뿐이다. 야나이 회장은 특히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자주 한다. 2년 넘게 이어진 일본 정부의 외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쇄국을 계속하면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 고립돼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최근 직격탄을 날렸다.

야마구치현의 작은 동네에서 부친의 양복점을 이어 받아 당대에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1984년 일본 최초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창업한 뒤 세계 3대 패션기업으로 키웠다. 시가총액은 일본 증시에서 10위권까지 올랐다. 개인 자산은 2조5889억엔(포브스지 2020년 기준)에 달해 일본 부호 랭킹 1, 2위를 다툰다.

야나이 회장의 번뜩이는 사업 전략은 업계에서 늘 화제다. 유통·마케팅전문가인 최상철 간사이대 교수(상학부)는 “일본에 존재하지 않았던 캐주얼복 SPA업체를 세계 3대 패션기업으로 키웠고, 경영 실패로 10여년 전 최고경영자(CEO)에서 한 차례 물러났다가 다시 복귀한, 특이한 경험의 소유자” 라며 “정치가에게 굴종하는 기존 경영자들과 달리 정계와 재계에 할 말은 하는 일본에선 보기 드문 경영자”라고 평가하였다.

야나이 회장이 최근 공개한 성장 전략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 고심하는 기업가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세계적으로 경영활동이 재개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글로벌 제1기업을 목표로 다시 나아갈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프랑스 파리 리볼리에 ‘패션과 문화의 융합’을 주제로 유니클로 리볼리점, 타이베이에 글로벌 매장, 중국 베이징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잇달아 개설했다. 올봄에는 영국 런던 리젠트가에 유니클로와 시어리가 함께 들어가는 초대형 매장을 오픈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이상으로 전 세계에 공격적으로 매장을 열겠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활동은 위축됐고, 사람끼리의 소통마저 끊겼다. 유니클로는 비즈니스를 통해 코로나로 상처받은 고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계획이다. 유니클로의 ‘Life Wear(질 좋은 평상복)’은 모든 사람의 생활을 풍족하게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사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환경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우리 회사는 옷을 바꾸고, 상식을 바꾸고, 세계를 바꿀 것이다. 국경을 뛰어넘는 비즈니스를 전개하겠다. 세계의 뜻 있는 개인, 기업과 힘을 합쳐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

야나이 회장의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은 기업가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제 다시 뛰어야 할 시점이라는 경영 화두를 던진다. 그는 “사양 산업은 없고, 사양 기업이 있을 뿐”이라고 항상 강조한다.

최인한 시사일본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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