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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라리 카카오 흉내라도 내라” 58만→25만원 폭락 난리난 ‘이 회사’
[크래프톤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공모가 49만원에 주식을 대량으로 샀어요…아무리 물을 타도 끝이 없어요”(크래프톤 개인투자자 K씨)

“이젠 이직을 해야하나 싶습니다. 대출로 우리사주를 매입했지만 손실이 6000만원이에요”(크래프톤 직원 C씨)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이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다. 신작의 흥행 부진, 일회성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익이 감소한 ‘어닝 쇼크’가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화가 끝까지 난 주주들은 주가 회복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겠다 밝힌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까지 소환하며 장 의장을 비판하고 있다.

11일 오후 크래프톤 주가는 25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어제까지 29만원대를 유지했지만 하루만에 13.1%가 하락했다. 공모가(49만8000원) 대비해선 47%나 떨어진 가격이다. 작년 11월 기록한 최고가 58만원에 비하면 무려 56% 빠져 반토막 난 상황이다.

크래프톤 주가 추이(1분당)[키움증권 앱 갈무리]
지난해 11월 크래프톤이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크래프톤 제공]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실적 때문이다. 지난 10일 공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연매출은 전년 대비 12.9% 증가해 사상 최대인 1조886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17.3% 하락한 6396억원에 그쳤다.

이와 같은 ‘어닝 쇼크’의 원인으로는 신작 ‘배틀그라운드 : 뉴스테이트’의 흥행 부진 요인이 컸다. 신작이 발표된 지난 4분기의 모바일 매출은 303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해선 9.9% 증가했으나 전년동기 대비해선 20.2% 감소했다. 연간 모바일 매출이 1조 4172억원으로 모바일 게임 부문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음에도 대주주 증여비용의 회계처리 609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속절 없이 주가가 하락하자 위기에 몰린 크래프톤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크래프톤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판단해 오늘 이후 크래프톤 주식의 일정 부분을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이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확정성을 고려했을 때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것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 10일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이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공모가에 크래프톤 주식을 대량 매입한 한 투자자 A씨는 "차라리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처럼 배수진을 쳤어야 한다"며 "비싸게 상장해서 번 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또 다른 투자자 B씨는 “그래도 ‘배틀그라운드’라는 강력한 게임이 있어 실적에 대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고 토로했다.

특히 대출까지 받아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근심은 더 깊다. 상장 당시 크래프톤 우리사주조합은 총 35만 1525주를 공모가에 배정받았다. 당시 직원 수를 고려하면 1인당 평균 264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모가인 49만8000원 기준 264주는 약 1억3147만원어치지만 이날 주가 기준으론 6837만원 수준이다. 즉 공모가로 우리사주를 받았던 직원들은 현재 1인당 약 6300만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매출 6조 1361억원, 영업익 5969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는 주가가 5% 오른 9만1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전날 ‘주가 8만원→15만원’을 파격 선언하며 주가 회복 전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으며 일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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