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 상징’ 이낙연에 총괄선대위원장 지휘봉
與출신 대통령 호남 지지율 文 61.95%·盧 93.4%
野출신 대통령 호남 지지율 朴 10.32%·李 8.95%
국힘, 호남 목표 25%로 상향 “젊은세대 주축 견고”
집토끼 사수vs이탈표 쟁취 사활…지방선거까지 영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며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정책홍보용 무궁화호 열차인 이른바 ‘윤석열차’가 오는 12일 호남으로 향한다. 이에 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호남’의 상징 이낙연 전 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회 지휘봉을 맡겼다. 전통적인 여당 텃밭이었던 호남에서 이탈표가 나오고 있는 만큼 여야 모두 호남 쟁탈전에 나섰다.
윤 후보가 탑승한 ‘윤석열차’는 12일 전북 전주와 남원, 전남 순천·여수에 들른 후 13일 전남 보성과 광주·무안, 목포까지 8개 도시를 돈다. 지난 6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지 6일만에 다시 호남을 찾는 것이다. 이준석 당대표는 윤 후보보다 하루 앞선 11일 천안에서 출발해 2박3일간 ‘윤석열차’ 일정에 함께 한다. 앞서 설 연휴 동안 호남 가정에 230만통의 윤 후보 손편지가 도착했고, 이 대표는 설날인 1일 광주 무등산 서석대를 등정했다.
이러한 노력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7일 발표한 조사(TBS 의뢰, 4~5일)에 따르면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28.5%를 기록했다. 같은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오마이뉴스 의뢰, 2~4일)에서는 23.2%다. 이 대표는 “우리 후보의 호남 지역 득표율 목표치를 25%로 수정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전면에 나선다. 이 전 대표는 전남도지사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호남’과 ‘친문’(親文)의 상징이다. 송영길 당대표가 맡은 상임선대위원장보다 높은 직책을 신설하고 이 전 대표에게 중책을 맡긴 것은 ‘집토끼’로 여겨졌던 호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역대 대선에서의 호남 지지율을 살펴보면 이 후보와 윤 후보의 ‘호남 행보’의 이유가 명확해진다.
당선된 여당 출신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1.95% 지지를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3자 대결인 점을 고려하면 광주 61.14%, 전북 64.84%, 전남 59.87%였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은 호남에서 93.4%(광주 95.2%·전북 91.6%·전남 93.4%),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은 94.73%(광주 97.3%·전북 92.3%·전남 94.6%)였다. KSOI 조사에서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54.7%,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60%를 기록해 역대 당선된 대통령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선된 야당 출신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10.32%(광주 7.76%·전북 13.22%·전남 10.00%)가 최고치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은 8.95%(광주 8.59%·전북 9.04%·전남 9.22%)였다. 윤 후보의 현재 호남 지지율을 유지하며 대선에서 이길 경우 역대 최고치의 호남 지지를 받은 야당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여론 데이터를 보고 판단한 결과 과거 박근혜 대통령 선거 때에도 가끔 20%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때와 조성이 다르다”며 “호남의 젊은 세대가 주축이 돼 견고한 지지를 세워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호남에서도 충분히 환영할 수 있는 야당 출신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은 이후 지방선거까지 분위기를 이어가 기초·광역의원을 최대한 많이 배출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기본적으로 손편지가 주요했던 것 같고, 앞으로 ‘윤석열차’ 외에도 호남 방문 일정이 있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이전의 기록보다 높게 나올 것”이라며 “호남의 20대가 같은 지역에서 고연령대보다 서울, 대구에서의 같은 연령대와 비슷하게 나온다. 20대가 전체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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