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흡수통합’식 경계…“‘닥치고 양보’ 만남 안돼”
“협상단 꾸리면 배가 산으로…담판밖에 할 수 없어”
‘DJP 연합’도 출범 2년 후 결별…태생적 한계도 분명
‘담판식’ 특성상 긴 호흡으로 “사전투표 전에도 충분”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정치에 입문한 후 제1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기까지 ‘갈등 봉합’의 연속이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번 대선 레이스의 마지막 ‘원팀’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윤 후보가 ‘톱다운’ 방식을 언급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주도권 사수에 나섰지만 최종 담판이 성사되기까지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
단일화 이슈에 대해서 언급을 삼가왔던 윤 후보는 지난 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사실상 공론화에 나섰다. 윤 후보는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혀 두 후보 간 ‘톱다운’ 방식의 담판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방식까지 제시했다.
반면, 안 후보는 “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선 레이스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안 후보는 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이번 정권교체는 ‘닥치고 정권교체’가 돼선 안 된다. 더 좋은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더 좋은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철수 정치’라는 별명을 떨쳐내야 할지, 대선 이후의 정치 플랜을 생각해야 하는지 선택에 놓였다. 일각에서 언급하는 공동내각 카드를 받고 단일화를 하더라도 인사권을 최대한 보장 받기 위해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중요하다. 10%대의 현재 지지율의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흡수통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윤석열 후보다’로 정해 놓고 ‘닥치고 양보해라’라는 답을 정해 놓고 하는 만남이기 때문에 관련된 움직임이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등 룰 합의 방식이 아닌 두 후보 간 담판 방식에 힘을 실으며 주도권 사수에 나섰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핵심 관계자는 “협상단을 꾸리면 배가 산으로 갈지도 모르고, 협상단에서 끝내도 나중에 후보가 틀어버리면 그만”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후보들끼리 담판으로밖에는 할 수가 없다”며 “시간도 단축하고 되면 하고 안 되면 결렬하면 되는 절차도 깔끔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1997년 대선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화학반응’ 사례로 꼽았다. 다만 DJP 연합도 출범은 가능했지만 합의사항이었던 의원내각제 개헌이 무산되면서 김대중 정부 출범 후 2년 만에 결별했다. 정책적 공감대가 없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연합이 가지는 태생적 한계는 분명하다.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 담판 시기에 대해 “양측 누구도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담판’ 방식은 두 후보가 협상과 결정을 하면 모든 절차가 끝나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1차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후보 등록(13~14일) 이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윤 후보는 11일 2차 TV토론회에 참석한 후 12~13일 이른바 ‘윤석열차’ 첫 방문지로 호남을 다시 찾을 예정이어서 일정상으로도 빠듯하다.
선대본 핵심 관계자는 “내달 4~5일 사전투표 전에도 충분하다”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의 완주 의지가 강력하다”며 “우리가 먼저 단일화를 꺼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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