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하자 김선태 감독(왼쪽)이 포효하고 있다. 손을 번쩍 든 이는 안현수 기술코치.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세계최강 한국 쇼트트랙의 DNA 심은 중국의 전략은 ‘일단’ 성공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서 첫 선을 보인 혼성계주 금메달을 가져가며 힘차게 포효했다.

중국은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2000ｍ 혼성계주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로써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혼성계주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중국은 앞선 준결승에서 3위로 결승선을 끊어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2위 미국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미국은 중국 선수의 터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한국 쇼트트랙 DNA의 성공적 이식이었다. 올림픽 때마다 늘 한국에 밀렸던 중국 쇼트트랙은 지난 2019년 특별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대비해 한국의 지도자를 대거 영입하기로 한 것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을 선임한 뒤 각종 장비 및 트레이닝 코치를 한국 출신으로 채웠다. 러시아로 귀화한 '레전드' 안현수를 기술코치로 영입한 게 화룡점정이었다. 한국 남자 간판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까지 귀화를 제의해 합류시켰다.

한국 대표팀이 갖은 악재로 어수선한 사이 김선태 감독과 안현수 코치는 중국 쇼트트랙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한국의 전략과 기술, 훈련방식은 물론 안현수의 뛰어난 테크닉과 레이스 노하우 등이 그대로 중국 대표팀에 맞춤옷으로 입혀졌다. 중국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공식 훈련에도 대거 불참하는 등 훈련내용과 전략을 철저히 숨겼다.

중국은 혼성계주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한국 쇼트트랙 벤치마킹 프로젝트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다만 중국은 준결승에서 다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미국을 밀어내고 결승 티켓을 따내 논란이 예상된다. 홈어드밴티지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없다. 남은 경기에서도 판정 시비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선태 중국 대표팀 감독은 "판정은 심판이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 쇼트트랙을 완전히 흡수한 중국이 첫 금메달을 기세를 이어갈지, 한국이 중국의 상승세를 꺾고 쇼트트랙 최강을 입증할지 남은 경기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쇼트트랙 경기는 7일 여자 500ｍ와 남자 1000ｍ가 펼쳐져 2,3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