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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노련·성숙했지만 반전은 미흡…尹, 분명·솔직한 말 기대밖 선전” [전문가 관전평]
전문가들 “무난한 정책토론” 평가
李-尹-安-沈 각자 장단점 드러내
기대치 달랐던 李·尹, 평가 엇갈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의힘 윤석열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배두헌·이원율 기자] 대선을 한달 여 앞두고 높은 국민적 관심 속에 열린 첫 여야 대선후보 4인 TV토론회는 “한 방이 없었다”는 종합평가로 귀결된다. 각 당과 지지층은 “우리 후보가 잘했다”는 아전인수식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토론회로 압도적 점수를 딴 후보도, 치명적인 실수를 한 후보도 없었다”는 총평이 지배적이다.

▶각 후보 장단점 잘 드러난 무난한 정책 토론 = 지난 3일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TV토론회는 후보들 간 팽팽한 신경전은 있었지만 고성이나 막말은 없었다.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정책토론이 벌어졌다는 평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들 우려와는 달리 토론회가 상당히 건강했다고 본다”며 “후보들이 각자 제일 자신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얘기하면서 때로는 상대방 주장에 동의하기도 하고 각을 세우기도 했다. 특별히 누가 누구 편이다도 없었다”고 호평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어떤 후보가 잘했다 못했다기 보다는 각자의 장단점이 잘 드러난 토론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의도적으로 ‘난타전’을 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양당 후보가 서로 치열한 난타전을 하면 오히려 국민한테 비판받고 중도층이 이탈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어부지리가 될 수 있다는 묵시적 판단 또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토론회에서 ‘결정적 한 방’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이재명, 윤석열 후보 양자 간 무제한 자유토론이 벌어졌다면 모를까 뻔한 이야기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명-윤석열 승자는?…평가 엇갈려 =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첫 맞대결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소 엇갈렸다. 다만 당초 이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상대적으로 평가가 박한 측면이 있었다.

이 교수는 “이 후보는 지지율 방어를 위해 노련하게 했고, 윤 후보는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당내 토론할 때 보다는 선전했다”고 평했고, 박 평론가는 “발언 내용에 경륜과 자신감이 묻어있던 이 후보가 제일 잘했다고 본다”고 이 후보 손을 들어줬다.

박 평론가는 “이 후보가 대장동 문제와 관련해서도 계속 이어지는 공격인 걸 알면서도 크게 짜증내지 않고 답하는 모습에서 성숙한 모습이 엿보였다”고 덧붙였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는 좀 지나치게 방어적이고 경직돼 있었고, 윤 후보가 여유가 묻어났고 세게 나갈 땐 세게 나가는 등 장악력을 보여줬다”고 윤 후보 손을 들어줬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이 후보가 생각보다는 잘 못했고, 윤 후보가 처음에는 조금 헤맸는데 뒤로 갈수록 안정감을 찾았다”며 “(윤 후보가) 모르면 모른다 이렇게 말하는 솔직 담백한 태도도 괜찮았고 외교안보·경제 이슈로 가선 지지층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하고 간결했다”고 덧붙였다.

토론을 누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보다, 토론을 통해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가져왔어야 하는 이 후보가 결국 아쉬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TV토론을 기점으로 정권교체론에서 인물·자질론 구도로 전환시킬 전략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어제(3일) 토론으로 뭐가 확 바뀌고 그럴 것 같지는 않다”며 “토론 자체보다 토론이 어떤 효과를 가져왔느냐 측면에서 볼 땐 모멘텀을 만들었어야 하는 이 후보 입장에서 조금 기대에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

▶‘장학퀴즈성’ 질문엔 비판 목소리 = 이 후보와 안 후보가 던진 ‘장학퀴즈성’ 질문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황 평론가는 “‘나는 아는데 넌 모르지 식’의 물 먹이는 질문이다. 정말 토론의 질이 낮았다”고 혹평했고, 신 교수도 “이 후보가 일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용어인 RE100 등 일부러 자기가 안다는 걸 과시하려는 느낌을 줬다”며 “별로 좋지 않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교수는 “물론 상대의 실수를 노리는 함정 질문이긴 했지만, 청약통장 때문에 과거 애를 먹었던 윤 후보라면 조금 더 준비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금개혁 합의 등을 이끌어낸 안 후보에 대해서는 호평이, 심 후보는 ‘존재감 부각’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평론가는 “이전만 해도 안 후보는 토론만 하면 지지율이 빠지는 모습이었는데, 어제는 상당히 준비 많이했고 설득력 있었다”며 “심 후보의 경우 ‘왜 심상정이어야 되는가’에 대해선 별로 주목받는 주제나 발언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badhoney@heraldcorp.com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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