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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9 자주포, 2조원대 규모 이집트 수출…아프리카 첫 진출
‘명품’ K-9 자주포, 설날 ‘K-방산’ 쾌거 이어가
文대통령 정상외교 비롯 범정부 지원 빛 발해
이집트, 한국·터키·호주 등 이은 9번째 운용국
韓·이집트, 국방연구개발·방산군수협력 MOU
방위사업청은 1일(현지시간) 한화디펜스가 카이로 포병회관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조원 이상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2021) 때 전시된 K-9 자주포.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세계로 뻗어가는 ‘K-방산’이 설날 또 하나의 낭보를 전해왔다.

방위사업청은 1일(현지시간) 한화디펜스가 카이로 포병회관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9, 아시아·유럽·오세아니아 이어 아프리카 진출=전체 계약금액은 2조원 이상으로 K-9 자주포 사상 최대 수출 규모다.

K-9 자주포의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수출에 이은 아프리카 지역 최초 수출이기도 하다.

이집트는 한국과 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그리고 호주에 이어 K-9 자주포를 운영하는 9번째 국가가 됐다.

52구경장의 155㎜ 화포를 탑재한 K-9 자주포는 최고속도 67㎞/h, 항속거리 360㎞로 최대 사거리는 40㎞, 최대 발사속도는 분당 6발이다.

국내 개발 생산돼 글로벌 명품 무기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K-9 자주포 수출 계약 체결은 한화디펜스와 이집트 국방부 간 10여년이 넘는 장기 협상 끝에 이뤄진 결실이다.

범정부 차원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작년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컨트롤 타워로 범정부 협업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쳤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작년 8월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K-9 자주포의 우수성을 설명했고, 합동참모본부와 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의 유기적 역할분담과 협력을 이끌었다.

육군은 이집트 관계자가 K-9 사격시범 참관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운영부대와 정비부대 방문 등을 통해 이집트 측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한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도 K-9 수출을 위한 ‘팀코리아’의 현장 수행기관 역할을 맡아 양국 당국과 업체 간 정보공유와 이집트 핵심인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현지 동향 파악, 고위인사 교류, 협상 진행을 측면 지원했다.

특히 강은호 방사청장은 작년과 올해 이집트를 다섯 차례나 찾아 이집트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한국 무기체계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설 연휴기간중 카이로에서 열린 K-9 자주포 수출계약 행사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강 청장은 “K-9 자주포 무기체계 자체의 우수성이 월등하며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라면서 “단순히 무기체계를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기술협력과 현지화 생산 협력 및 범정부 협력까지 같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이집트 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관계’로서 양국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은 1일(현지시간) 한화디펜스가 카이로 포병회관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조원 이상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2021) 때 전시된 K-9 자주포. [헤럴드DB]

▶文대통령 “순방 성과 무리하지 마라”=문재인 대통령의 이집트 순방을 비롯한 정상외교도 빛을 발했다.

애초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 계약은 문 대통령의 지난달 순방 계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련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장기화 내지 사실상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돌았다.

문 대통령 순방 당시 양국은 막판까지 협상을 벌였는데, 한국 측이 제시한 내용에 대한 이집트 측의 최종판단이 늦어지면서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엘시시 대통령에게 한국산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직접 설명하고 최종 선택할 수 있도록 적극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과 엘시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K-9 자주포가 이집트군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과 기술협력 및 현지생산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의 모법사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 최종 타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 출국 직전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자 “순방 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고, 건전하게 협상에 임하라”며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이집트 순방 기간 K-9 자주포 수출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이 ‘당장 순방에서 성과가 없어도 좋다’는 말로 협상의 길을 열어줬다”며 “이는 국익을 위한 태도”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후 한국 업체와 정부 대표단 일부는 문 대통령 귀국 후에도 현지에 남아 협상을 이어갔고 결국 한국 측이 추가 양보 없이 제시한 최종안을 이집트 측이 수용하면서 이날 계약 서명에 이르렀다.

방사청은 “한·이집트 양국 정상 간 신뢰관계는 향후 K-9 자주포 외에도 국방·방산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방사청은 이날 이집트 국방부 부장관과 한·이집트 국방연구개발협력에 대한 양해각서 및 방산군수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MOU에 기반해 기존 방산물자 조달 협력을 넘어 공동연구와 기술협력 등 국방과학기술 연구개발분야 및 공동생산, 군수지원 등 방산군수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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