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伊 대선 엿새 만에 마타렐라 현 대통령 재선…드라기 총리직 유지
29일 8차 투표서 과반 득표 성공…역대 두번째 재선 대통령
드라기 “국정안정 위해 자리 지켜달라” 요청 뒤 득표율 증가
이탈리아 좌, 우 양당 대의원들이 29일(현지시간) 이뤄진 8차 투표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현 대통령이 과반을 얻어 재선이 확정되자 기립 박수를 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이탈리아 대통령 선거가 투표 시작 엿새 만에 세르조 마타렐라(80) 현 대통령이 재선됐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간) 대선 8차 투표에서 과반인 759표를 얻어 헌정 13번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투표에는 헌법에 규정된 대의원 1009명 가운데 983명이 참여했으며, 과반 기준은 505표다.

이로써 마타렐라 대통령은 전임인 조르조 나폴리타노(96)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 재선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이로써 지난 24일(현지시간) 1차 투표에서 무더기 백지표가 나오는 등 7차까지도 교착상태가 계속됐던 이탈리아 대선은 막을 내렸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연임하지 않고 은퇴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좌·우파 정당 그룹이 마땅한 공동 대선 후보를 찾지 못하면서 다시 한번 국가의 부름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엔리코 레타(가운데) 민주당 대표와 대의원들이 29일(현지시간) 8차 투표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현 대통령이 재선되자 두손을 잡는 등 기뻐하고 있다. [AP]

마타렐라 대통령은 유럽중앙은행 총재(ECB) 출신인 드라기 총리가 작년 1월 연립정부 내 갈등으로 주세페 콘테 내각이 붕괴하자, 정국 위기 타개를 위해 지명한 인물이다.

이번에도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스로 대선 후보이기도 했던 드라기 총리는 29일 아침 공식 행사에서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 "국가와 국정안정을 위해 자리를 지켜달라"고 퇴임 재고를 촉구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어 정치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마타렐라의 두번째 임기를 지지하도록 독려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탈리아 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주요 정당 당수들은 8차 투표가 진행되기 전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 궁을 찾아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이러한 뜻을 전했고, 마타렐라 대통령도 "국가가 필요로한다면 대통령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며 사실상 이를 수락했다.

시칠리아 태생으로 변호사이자 판사 출신인 마타렐라 대통령은 1983년 기독교민주당 소속으로 하원선거에서 당선된 뒤 2008년까지 7선 의원을 지냈다.

내각에도 참여해 부총리를 포함해 의회관계·교육·국방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2008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서 야인으로 지내다 나폴리타노 대통령 재임 때인 2011년 10월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됐고 이어 2015년 1월 대선에서 헌정 열두번째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온화한 성품, 탁월한 국정 운영 및 정국 위기 관리 능력으로 국민적 존경과 신임을 받았다.

이탈리아 대선은 공식 후보 명단 없이 대의원이 투표용지에 선호하는 이름을 써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의원 3분의 2(672표) 이상의 지지를 얻은 이가 없으면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하루 한 차례씩 매일 투표가 이뤄진다. 4차 투표부터는 과반(505표) 득표자 당선으로 문턱이 낮아진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