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수급지수 90선마저 깨져
전세시장도 ‘세입자 찾아요’ 늘어
올 들어 아파트 시장에서 ‘매수자 우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서울은 아파트를 ‘살 사람’보다 ‘팔 사람’만 계속 많아지면서 매매수급지수가 2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3으로, 2019년 7월 22일(87.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수요·공급 비중을 0~200 사이의 숫자로 나타낸 것으로, 지수가 기준선(100) 미만이라는 것은 현재 시장에 아파트를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의 해당 지수는 지난 11월 15일(99.6) 100 아래로 추락해 매주 하락세를 이어갔고, 이번 주에는 90선마저 깨졌다. 그만큼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공급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의 매매수급지수는 87.2로, 전주(88.9)보다 더 내려 서울 5대 권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번 주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을 비롯해 동북권(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 등 8개구),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의 지수는 일제히 9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들 권역의 매매수급지수는 각각 89.2, 88.2, 87.9다.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은 지난주 92.8에서 이번 주 91.5로 내렸다.
경기는 92.2, 인천은 99.2로 각각 전주보다 더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92.2) 아파트 시장은 9주 연속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공급 우위 상태를 이어갔다. 지방에선 전북(103.5), 광주(101.3), 강원(101.1), 충남(100.0) 등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위에 있거나 전주보다 소폭 오른 지역도 일부 나왔으나, 전체 수치는 지난주 96.6에서 이번 주 96.5로 떨어졌다. 경남은 99.9로 약 8개월 만에 기준선 아래로 하락했고, 대구(84.1)는 전국에서 지수가 가장 낮았다.
전세시장 역시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더 많아졌다. 서울(91.8), 경기(93.0), 인천(96.6)을 포함한 수도권(93.1)에서 전세수요 감소 상태가 이어졌다. 지방만 지난주 99.9에서 이번 주 100.0으로 기준선에 턱걸이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올 들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와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절벽에 이어 하락 전환 지역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