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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빈자리 컸나…우크라 전운에 ‘獨 역할론’ 자성 목소리
미·영·캐나다와 달리 독일 우크라 주재 대사관 철수령 내리지 않아
獨 정치외교 전문가들 “독일이 긴장완화 중재자 역할해야” 강조
16년간 집권한 독일의 앵겔라 메르켈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는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동독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어린 시절 모스크바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간 적도 있고, 러시아어도 유창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어로 농담도 주고 받았다. 사진은 2016년 10월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자 정상회담을 마친 뒤 푸틴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대 러시아 압박을 높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해 독일이 역할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독일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오랜 안보 보좌인 크리스토프 휴스겐 뮌헨안보컨퍼런스 차기 의장은 DW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세계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사람들은 기대한다”며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고, 우리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이 “2014년 크림 병합 당시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가 다시 침공할 위험이 보인다”며 “러시아 미디어도, 군도, 현실적이지 않은 러시아의 요구까지, 모든 게 준비돼 있다. 뭔가 요리 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서방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 자제 약속을 담은 문서를 요구하고 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이 통일 독일을 승인하면서, 서방으로부터 받은 구두 상의 약속을 문서로 만들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친서방 정권은 유럽연합(EU)과 나토 가입을 시도하면서 러시아를 자극했다.

휴스겐은 “우리는 매우 강력하고 거대한 대응을 던져야한다”며 서방의 단합된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이 준비돼 있다고 한, 그 단계를 실제로 밟을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정확하게 알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독민주연합(CDU)과 함께 만든 독일 콘라드아데나워재단의 토마스 쿤제 모스크바 지사장은 "러시아는 이미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과 동등하게 협상했으며, 나토가 미뤄뒀던 나토·러 이사회가 다시 작동하고 있다. 러시아의 영향권에 대해 얘기되고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쿤제 지사장은 "중화기 철수부터 정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 우크라이나 선거 시 대화 채널 마련, 수용범 교환, 인도적 지원 등등 긴장완화 시 구축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라이너 슈발베 전 모스크바 주재 독일대사관 관료는 "독일은 유럽과 미국 사이의 접점(컨택트포인트)이 될 수 있다”며 “독일과 러시아의 관계는 안정적이다. 양국은 경제교역, 문화와 과학기술 교류 등 협력을 심화시켜왔다”면서 중재자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독일이 긴장완화의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미국, 영국, 캐나다와 달리 우크라이나 주재 독일대사관 직원에 대해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대사관 직원가족의 철수명령은 내리지 않지만, 정부는 직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귀국을 원하면 관련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4년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이 축출되고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설 당시 앵겔라 메르켈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수시로 대화하며 긴장 완화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정부 세력을 자극하고, 군사작전을 일으켜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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