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직접 언급
“이번 대선, 5000표 차이 접전 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거리에서 열린 '걸어서 민심 속으로' 연남동 거리 걷기 행사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양손을 들어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지역 표심 잡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상대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당선이 되면 점쟁이에게 점이나 볼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라며 “후대에 주가조작해서 혜택을 보는 세상을 물려줄 순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민에게는 “부동산 실패에 거듭 사과한다”고 말하는 등 ‘직설 화법’을 자제했던 이전과 달리 이 후보의 메시지는 더 강해진 모양새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오는 3월 9일 대선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선택에 따라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지만, 다시 복수나 하고 남의 뒤를 캐고, 점쟁이한테 점이나 보는 사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라며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안보와 질서 민생을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주가조작을 통해 혜택을 보거나 뇌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세상이 되면 안 된다”라며 “내가 열심히만 하면 기회가 주어지는 그런 세상을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무속인의 비선 실세 논란이 불거진 윤 후보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를 겨냥한 발언으로, 이 후보는 야권을 향해서도 “그간 권력을 잡았던 국민의힘과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고 한 군데에만 집중 투자해 재벌을 키우고 수도권을 미어터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간 이 후보는 특유의 ‘사이다’ 이미지와 함께 ‘강한 이미지’가 단점으로 지목되며 직설 화법 대신 유연한 화법을 강조해왔다. 윤 후보를 직접 비판하기보다는 선대위 차원에서 공세를 이어갔고, 윤 후보의 가족 리스크 역시 직접 언급은 자제해왔다.
이 후보 직설 화법을 선택하는 등 최근 메시지가 강해진 것은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실제로 “이번 대선은 단 500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라며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왜 유능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만 하는지 주변에 알려달라”고 했다.
여당의 가장 큰 악재로 평가받고 있는 ‘부동산 실패’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솔직하게 “사과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국민이 고통스러우면 정책을 고집하지 말아야 하는데, 민주당이 그렇게 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라며 “서울에 주택이 부족하다고 시장이 말하면 공급을 늘렸어야 했는데, 이를 부인하고 다른 얘기만 하니 시장이 돌아선 것”이라고 했다.
직접 “서울 시민이 주택난으로 고통을 받은 데 대해 사과한다”고 언급한 이 후보는 “대신 저희가 잘하겠다. 이재명에게 여러분이 기회를 준다면 이재명 정부는 국민 여러분을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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