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과학자회(BAS)의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공개됐다. 시계는 3년째 100초 전을 유지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인류가 당면한 실존적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가 3년 연속 100초 전을 유지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이날 지구 종말 100초 전을 가리키는 시계를 공개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1945년 창설한 BAS는 지구 멸망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핵 위협과 기후변화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947년 이후 매년 지구의 시각을 발표한다.

2019년 자정 2분 전으로 접근했던 지구 종말 시계는 2020년에는 자정 전 100초를 가리킨 뒤 3년째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다.

BAS는 시계가 자정으로 더 가까이 가지 않은 사실이 위협이 안정됐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며 작년 초반에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의 갱신 등 긍정적인 사건도 있었으나,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등 국제사회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을 폭력적으로 점거한 것에서 단적으로 나타나듯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구체적인 해결책 없이 끝난 게 지구 종말 시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가짜 뉴스의 범람으로 과학에 대한 믿음이 약화하고, 문제에 대한 인류 공동의 해결 능력이 훼손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