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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공 인플레에 선진국 파격 임금인상 행진
최저임금 美 37%↑-獨 8.8%↑-英 6.6%↑
물가상승과 산업계 인력부족난 심화 때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發) 인플레이션에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세계 곳곳에서 임금 인상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정부는 겨울철 가스 가격 등 급등한 생활 물가로부터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해 최저 임금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독일 새 연정은 7월부터 최저시급을 10.45유로(1만 4137원)로 8.8% 올린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녹색당-자유민주당(FDP) 등 3당 연합은 시기는 제시하지 않은 채 12유로(1만 6234원) 인상이 목표다. 이미 최저 시급이 세계적으로 높은 편인 프랑스는 이달 부터 10.57유로(1만4300원)로 자동인상됐다. 작년 10월 대비 0.9% 오른 수치다.

영국은 23세 이상에게 적용하는 생활임금을 4월부터 6.6% 올린다. 시간당 9.50파운드(1만5410원)다. 포르투갈은 오는 24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새해부터 최저임금을 40유로(6%) 인상한 월 705유로(95만 4000원) 지급한다. 이는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인상폭으로는 이 나라 역대 최고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포르투갈 전체 근로자의 16%인 80만명에 적용된다. 유럽의 공장지대 동유럽 국가들도 코로나19로 인한 근로자의 대(大) 퇴직 행렬에 맞서 새해부터 최저임금을 크게 올렸다. 폴란드는 7.5% 올린 월 3010즐로티(89만 7300원), 체코는 6.5% 올린 1만 6200코루나(89만 7600원), 루마니아는 14.3% 올린 2550레이(약 70만원)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최저임금을 EU 중간소득의 최소 60%까지 보장하도록 높이는 법안 초안을 마련 중이다. FT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상한선을 묶었던 EU로선 상당한 반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각국이 앞다퉈 최저임금 하한선을 높이는 이유는 가파른 물가상승과 인력부족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1일 발표한 40개 주요국의 작년 11월 물가 상승률은 5.8%로, 25년만에 최대폭으로 치솟았다. 2020년 11월 1.2%의 4배 가까운 상승폭으로, 1996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우크라이나 지정학 위기에서 비롯한 러시아의 유럽 내 가스공급 중단 등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28% 뛰었고, 식료품 가격도 5.5% 올랐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식당과 공장 등 저임금의 대면 노동자들은 일터를 떠났다. 이는 기업들의 노동력 부족 사태로 이어졌다.

이 기간 미국 소비자 물가도 6.8% 올랐다. 바이든 정부는 연방정부 계약직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이달 30일부터 시간 당 15달러(1만7800원)로 파격적인 37% 인상을 제시했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등이 새달부터 최저시급을 15달러에 맞추는 등 22개주가 이달부터, 4개주가 7월부터 최저시급을 올린다. 일본의 11월 물가상승률은 0.6%에 그쳤다. 하지만 기시다 내각은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 격인 게이단롄(經團蓮) 소속 기업들에 올해 임금을 평균 3% 인상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다.

일본 NHK가 12일 발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21%는 새해 임금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인상폭과 관련해선 1%가 ‘많이 상승할 것, 20%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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