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출시한 디지털 위안화 앱. [EPA]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중국이 내달 개최되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관중과 운동선수가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위안화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교적 보이콧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가 불확실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올림픽 현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선수의 이목을 끌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 출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다만 올림픽 참여국이 디지털 위안화 이용을 환영할지에 대한 여부는 미지수다. 데이터 유출 위험의 소지가 있고, 미국과 같이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한 국가는 중국과 정치적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 공화당에서는 스파이 활동과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7월 미국 선수의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미국올림픽위원회(USOPC)에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은행(中國銀行)에 따르면 방문객은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는 실물 카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외국인 방문객은 외화를 디지털 위안화로 변환해 이용할 수 있다.

선수와 코치는 선수촌 내 편의점과 카페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때 디지털 위안화가 결제가 가능하며, 전자 지갑 역할을 하는 팔찌를 차고 지불할 수 있다.

중국은행은 성명을 통해 “외국인 방문객이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올림픽 기간 동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 운영팀 매니저는 선수촌 내 지불 방식이 몇 가지로만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위안화를 지원하는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알리페이와 텐센트(腾讯)의 위챗페이는 모두 선수촌 내에서 사용이 금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 화폐와 비자 카드, 디지털 위안화로만 지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인민은행(中國人民銀行)은 2020년부터 중국 전역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올림픽이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도입하기를 원하는 중국인민은행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까지 총 1억4000만명의 중국인이 디지털 위안화 계정에 등록이 돼 있었지만, 중국 국민은 여전히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