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금천구는 전셋값 하락
대규모 입주단지 역전세난 조짐까지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서울 아파트가 매매에 이어 전세시장에서도 싸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일부지역에서 전세가격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새해 초 수천가구 입주물량이 쏟아진 송파 일대에서는 한달새 1억원이 넘게 전셋값이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역대급 전세난을 보이던 시장의 흐름이 새해 접어들면서 뚜렷하게 전환되는 분위기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02% 상승하며 전주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전국적으로도 0.04% 오르며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서울(0.04→0.02%)과 경기(0.03→0.01%)는 오름폭이 줄었고, 인천(0.04%)은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에서 성북구(-0.01%)는 전세물건이 쌓이고 거래가 뜸해지면서 3주 연속으로 하락했고, 노원구(0.00%)는 전주에 이어 보합을 나타냈다. 이번주 금천구(-0.01%)가 하락 전환했고, 은평·서대문구(0.00%)가 상승세를 멈췄다.
대규모 입주단지들에서는 역전세난 조짐까지 감지되고 있다.
1945가구에 이르는 올해 첫 송파 대단지 신축아파트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의 입주에 이어 내달 입주 예정인 호반써밋송파1차(689가구), 호반써밋송파2차(700가구)까지 더해지며 송파권역이 대규모 입주 물량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역 A 공인 대표는 “지난해 6월 입주한 바로 옆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 때와 소진 속도 차이가 너무 크다”며 “해당 아파트는 1200여가구로 시그니처 롯데캐슬 보다 작은 단지임을 감안해도 세입자들의 입주 속도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입주를 목전에 두고도 전세 물건이 쌓이다 보니 최근 한달 사이 1억원이 넘게 보증금을 내린 물건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인근 C공인 대표는 “최근 1달 사이 평수를 가리지 않고 모두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이 빠진 느낌”이라며 “보름전인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만 해도 8억이 넘는 금액에 전세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던 전용면적 84㎡가 최근에는 7억 극초반 아니면 계약이 힘들다. 가격 하락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입자들은 전용면적 59㎡를 6억원 이하로 안되는지 문의하고, 집주인들은 6억 5000만원 밑으로는 절대 안된다고 한다”며 “집주인과 세입자들이 기대하는 가격의 차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송파 권역의 역전세난은 내달 인근 위례신도시의 호반써밋송파 1400여 가구의 입주를 앞두고 보다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그니처 롯데캐슬 내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로서는 3월 15일 입주 잔금 만기일을 앞두고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 같다”며 “당장 전세금을 더해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급급매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보다 수천만원 떨어진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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