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여성인권 유튜브’ 녹화
심상정 ‘성평등부 강화’
[헤럴드경제] 3·9 대선을 2개월 앞두고 젠더이슈가 점화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도화선이 됐다. 윤 후보는 7일 오후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의 글을 구체적 설명 없이 올렸다.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는 기존 공약에서 선회한 것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을 지지하는 민심이 그걸 더 원한다는 판단에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며칠 전 전향적으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 세대 내에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간 표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 같은 윤 후보의 공약에 이대남의 반응은 뜨거웠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지 4시간만에 호응 댓글이 5000개가 넘게 달렸다.
그러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바탕으로 한 화면에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라고 쓴 맞불 페이스북을 올렸다.
윤 후보 페이스북을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2030 여성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출근하며 지지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로 국회 여성가족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권인숙 의원도 윤 후보의 SNS와 관련, 페이스북에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노골적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성별로 편을 갈라 20대 남성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게으른 사고가 지겹고 한심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인터넷카페에는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하더니 이제는 반(反) 페미니즘 행보냐", "여성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는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은 다만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메타버스 시즌2, 걸어서 민심속으로' 일환으로 지하철을 타고 숙대입구역에서 총신대 역까지 이동한 후 역사를 나서며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
윤 후보의 이날 페이스북 글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여성 인권 관련 유튜브를 녹화,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시점에 올라왔다.
이 후보는 이날 여성 인권 관련한 유튜브 '닷페이스'를 녹화했다가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출연을 철회하라'는 항의를 받고 해명하기도 했다.그는 페이스북글에서 "제가 출연한 미디어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떤 청년의 목소리도 (청취하는 것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대남·이대녀를 잡기 위한 정치권 구애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여가부 존폐론이 젠더 이슈를 둘러싼 논란에 불을 댕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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