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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접종자 무책임…열받게 할 것" 佛 최연소 대통령 발언 '후폭풍'
'백신 패스' 도입 인터뷰 발언 구설에 올라
공화당 "좋은 프랑스인, 나쁜 프랑스인 구분 하느냐" 지적
'하루 33만 명' 확진에 백신패스 논의 재개 시급
내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을 맡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다른 사람의 자유를 위협하는 자유는 무책임하다. 이제 백신 미접종자들을 정말 열받게(piss off) 만들고 싶다.”

'역대 최연소' 타이틀로 이목을 끌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를 향해 뱉은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4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미접종자들을 '열 받게' 할 정도로 강력한 백신 패스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오는 4월 재선에 도전하는 마크롱을 향한 야권의 맹공도 이어졌다.

이날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 이후 관련 논의를 중단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하원은 같은 날 밤 열린 회의에서 이달 15일 시행 예정이었던 백신패스 강화 법안 심의를 중단했다.

프랑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어선 5일(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가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프랑스의 이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33만2천252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이에 이렇게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도 처음이다. [연합]

논란이 된 마크롱의 발언은 이날 하원 심의 직전에 공개된 현지 매체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 실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접종자에게 징역형 등의 엄벌은 없지만 백신패스 변경안이 통과될 경우 일상생활에는 많은 불편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이 언급한 백신패스 강화 정책은 지난해 7월 프랑스가 도입한 '건강패스'를 백신 접종 증명만 인정하는 백신패스로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건강패스 제도 하에선 일부 공공장소에 대해 백신접종 증명 외에도 음성 확인, 감염 후 회복증명 등을 입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강화된 백신패스에서는 미접종자는 식당과 술집, 기타 공공장소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검토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발레리 페크레스 공화당 후보. [AFP]

마크롱의 발언은 야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우파 성향 야당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 프랑스 주지사는 "좋은 프랑스인과 나쁜 프랑스인을 구별하는 것은 대통령의 일이 아니다"라고 맹공했다. 대표인 크리스티앙 자코브 대표는 의회에서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할 수 없다"며 "나는 백신패스를 지지하지만 프랑스인을 화나게 하는 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이에 더해 극좌 성향의 공산당 대표인 파비앵 후셀 의원까지 "(의원들이)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법안을 수정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인지 알고 싶다"고 꼬집었다.

'백신 패스' 도입 논의 중인 프랑스는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다치를 경신 중이다. 5일(현지시각) 30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33만 5000명에 달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언했다. 불과 하루 전 27만 1686명으로 사상 최다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또 한번 기록이 깨졌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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