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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도요타 ‘90년 철권’ GM 폐위
작년 판매량 221만대 vs 233만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승부갈라
4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州)에 위치한 도요타 매장의 모습. [EPA]

“도요타가 제너널모터스(GM)를 폐위시켰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

‘안방불패’ 기록을 이어오던 미국 자동차 업체 GM의 독주 체제가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에 의해 90년 만에 무너졌다. 지난 1년간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괴롭혔던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한 대응 능력에 대한 차이가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과 CNBC·CNN 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M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221만8000대를 팔았다. 233만2000대를 판매한 도요타에 밀린 것이다. 이로써 도요타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 판매량 1위 자리에 오른 외국 자동차 기업이 됐다.

GM은 지난 1931년 경쟁사 포드를 꺾고 미국 시장 판매량 1위 자리에 오른 뒤 89년간 단 한 번도 왕좌를 내주지 않고 자리를 지켜왔다.

외신들은 일제히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승부처였다고 평가했다.

GM은 2021년 내내 반도체 공급난에 직격탄을 맞아 수차례 다수 공장의 가동을 멈췄고, 이 때문에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9% 급감했다. 반면, 도요타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하며 같은 기간 판매량을 10.4% 늘렸다.

지난해 도요타의 성장을 이끈 차종은 코롤라와 캠리 등 승용차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국 시장에서 코롤라 판매량은 5%, 캠리 판매량은 6.5% 각각 증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도요타 등 일본 기업들은 주요 부품에 대한 생산·공급 중단을 대비해 해당 부품들에 대한 비축량을 늘려왔다”며 “이런 정책적 변화가 주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릭 고든 미시간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국내 브랜드란 이유만으로 미국 시장을 지배하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다만, 도요타가 판매 1위 자리를 장기간 이어가며 ‘왕조’를 구축하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GM이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는 도요타에 비해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데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인프라 법에 미국 브랜드에 대한 지원 방안이 담겨있는 등 GM에겐 호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왕좌를 뺏긴 GM은 지난해에는 이익 극대화에 집중했다며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 중이며, 이 문제가 해결되면 매출도 향상될 것”이라며 “내가 도요타라면 성급하게 ‘우리가 1등’이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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