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펜실베이니아대(유펜) 로스쿨 소속 에이미 왁스(오른쪽) 교수가 지난달 20일 글렌 루리 미 브라운대 사회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글렌 쇼’에 출연해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혐오 발언을 하고 있다. [글렌쇼 유튜브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동부 명문 사립대를 의미하는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미 펜실베이니아대(유펜)의 한 로스쿨 교수가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혐오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유펜 로스쿨 소속 에이미 왁스 교수가 지난달 20일 글렌 루리 미 브라운대 사회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글렌 쇼’에 출연해 미국 이민을 주제로 토론하면서 “아시아인이 미국 사회에 유입돼 지배계층이 되는 것은 미국의 자유주의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인종차별적 주장을 했다.

왁스 교수는 “서구사회의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구사회로 유입되는 것을 환영하기 어렵다”며 “아시아인은 체제 순응 경향이 강한 만큼 이들이 미국에 대거 유입돼 사회 지배층이 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도 등 남아시아계 엘리트들의 미국 유입을 지목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했다.

유튜브에서 한 발언에 대한 비판에 왁스 교수가 밝힌 해명이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왁스 교수는 “대부분의 아시아계 미국인은 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민을 제한해야 한다”며 “미국 내 아시아인 수가 더 적고, 새로운 아시아계 이민자 수가 줄어들수록 미국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사과는커녕 혐오적 발언을 더한 것이다.

왁스 교수의 혐오 발언에 대해 미국 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심리학자인 메리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도덕적·지적으로 파산한 인종차별주의자인 왁스가 미래 법률가들을 가르치는 것을 아이비리그 대학이 허용한다는 게 지금 미국이 처한 현실”이라며 “혐오 발언에 대한 대가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유펜 로스쿨 측도 입장을 내놓았다.

시어도어 루거 유펜 로스쿨 학장은 “왁스 교수의 발언은 반지성적이며 백인우월주의적”이라며 “그의 견해는 유펜 로스쿨의 정책이나 기조와는 정반대”라고 곧장 반박했다. 이어 “왁스 교수의 발언은 아시아계 학생·교직원들에게 독설과 편견의 무게를 짊어지게 하는 것”이라며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직면한 이번 일을 계기로 (유펜 로스쿨은) 포용력 높은 공동체 지원에 앞장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대학 측이 왁스 교수에 대해 어떤 처분을 내릴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