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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中 시안 주민, 봉쇄 탓 식자재 부족에 스마트폰을 쌀과 교환”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시안 전면봉쇄 13일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중국 산시(陝西)서 시안(西安)에 내려진 전면 봉쇄 조치가 13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몇몇 시민이 배추로 담배를 구하고,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를 라면 한 봉지와 찐빵 두 개로 교환하고 있다. [웨이보·BBC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중국 산시(陝西)서 시안(西安)에 내려진 전면 봉쇄 조치가 13일째에 접어들면서 현지 주민이 식자재와 생필품 부족에 고통받고 있다.

일부 주민은 고가의 전자제품을 식자재나 생필품과 물물교환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식자재와 생필품 부족에 고통받는 1300만 시안 주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가까워 간다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시안시 방역 당국은 지난달 22일 주민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도시를 봉쇄했다. 이후 이달 3일까지 시안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주민 수는 1600여명이다.

하루 수만에서 수십만명이 확진되는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 등의 상황에 비춰보면 많은 수가 아니지만 중국에선 2020년 3월 이후 발생한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다.

중국은 확진자가 나오면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모든 시민을 전수검사해 감염자를 찾는 ‘초강력’ 방역 조처를 시행한다.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상대적으로 사망자가 적었던 국가로 분류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주민이 겪는 피해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점이다.

당장 시안 주민은 식자재와 생필품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는 상황을 호소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중국 산시(陝西)서 시안(西安)에 내려진 전면 봉쇄 조치가 13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시안 시민이 식자재나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웨이보 캡처]

코로나19 관련 정부 기자회견 생방송 채널에는 식량 공급을 요구하는 댓글이 쇄도해 댓글 기능이 차단됐고,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에선 3일 기준으로 ‘시안 식자재 구입난’이란 해시태그의 조회 수가 3억8000만건을 넘어섰다.

영국 BBC방송은 “배추로 담배, 사과로 설거지에 필요한 세제, 채소들을 생리대로 교환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웨이보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시안 주민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고가의 전자제품과 쌀을 교환하고 있으며,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를 라면 한 봉지와 찐빵 두 개로 교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원시사회로의 회귀”라고까지 표현했다.

식량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던 시안시 당국은 안정적인 식량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재차 다짐했지만 시안 시민의 상황을 즉각적으로 개선하지는 못하고 있다.

CNN은 중국 관영매체가 시안에 식자재 등 구호품을 전달하는 영상을 내보냈으나 정작 시안 주민 상당수는 소셜미디어에 구호품을 받지 못했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에는 시안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방역요원들이 만두를 사 귀가하던 주민을 집단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당국은 방역요원들에게 구류 7일 조치를 내리고, 벌금 200위안(약 3만7000원)을 부과했다.

시안을 탈출하려다 당국에 적발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도이체벨레 유튜브 화면 캡처]

한 남성은 친링산맥 일대 100㎞를 걸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려다 지난달 24일 붙들려 격리됐다. 시안이 봉쇄되기 전 고향에 돌아가겠다며 자전거를 타고 10시간 동안 80㎞를 달린 다른 남성도 체포돼 벌금이 부과됐다.

다행히 시안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정점을 찍고 완화될 조짐을 보인다.

지난달 하순 하루 170여명 안팎이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2일 122명, 3일 90명으로 감소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시안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몇 주 안에 종식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CNN은 “이번 사례가 코로나19와 이를 박멸하려는 당국의 엄혹한 대응으로 주민 일상에 큰 지장을 주는, 마지막 사례가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대중의 인내를 한계까지 몰아붙일지라도 중국은 ‘제로 코로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려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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