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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신음 터키, 산유국 사우디에 ‘화해 손짓’
에르도안 대통령 “내달 사우디 방문”
‘카슈끄지 사건’ 이후 관계복원 촉각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대통령이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소원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다시 찾는다.

살인적 인플레이션, 리라화 폭락 등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중동 패권 구도의 반대편에 선 사우디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는 행보로 풀이된다. 중동 패권은 수니파 맏형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맹주 이란으로 나뉘며, 터키는 러시아와 함께 이란 편으로 묶인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다음달 사우디를 방문할 계획을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온라인영상으로 전한 메시지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염두한 듯 “그가 약속했고, 나는 2월에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방문 일자 등 세부적인 외교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타르 소식통을 인용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최근 수주전서부터 만남을 모색해왔으며, 애초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회동할 뻔 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2018년 10월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반목해 온 양국이 ‘데당트’(긴장완화)를 이룰 수 있을 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사건은 빈살만 왕세자 정책을 비판했던 사우디의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실종됐다가 이후 사우디의 암살단에 의해 잔혹하게 토막살해된 사실이 밝혀진 일이다. 당시 터키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고,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암살단의 배후로 빈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국제사회의 지탄이 이어졌다.

WSJ는 에르도안의 사우디 방문에 대해 중동의 지정학적 외교관계의 변화라기 보다 리라화의 폭락 속에 “경제의 동아줄을 잡으려는 경제적 계산”으로 해석했다. 내달 회담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산 제품에 대한 사우디의 비공식 ‘보이콧’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대신 터키 언론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다시 들추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 하는 등 모종의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WSJ는 예상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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