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과거 익명글 삭제 논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지난달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당내 경선 이후 지난달 1일 문을 닫았던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이 실명제 형태로 3일 다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은 전날 홈페이지에 '권리당원 게시판 신규 오픈 안내'라는 안내문을 공지하고 "게시판은 실명제로 닉네임 뒤에 '실명'이 붙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실명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름) 가운데 *표시를 해두었다"고 덧붙였다.
게시판을 실명제로 바꾸고 과거 익명 게시글을 삭제한 상태로 게시판을 다시 연 것이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당원은 "민주당이 공산당도 아니고 게시판을 닫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과거 익명 글을 삭제한 데 대해 다른 당원은 "민주당이 증거인멸 전문당이 됐다"며 "당원 게시물은 당원들의 것인데 누구 허락받고 마음대로 지웠나"라고 지적했다.
당 내부에서도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이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견지해온 민주당의 그간 입장에 비춰 자기모순"이라며 "툭하면 당원 게시판을 폐쇄하는 것은 매우 반민주적일 뿐 아니라 파괴적이고 비겁한 행태로서 더는 반복돼선 안 될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민주당 당원 게시판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를 각각 지지하는 당원 간 설전이 과열돼 경선 기간 게시판을 일시 중단하거나 하루 한 번 글을 쓸 수 있도록 제한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이어 지난해 12월 1일에는 아예 게시판을 잠정 폐쇄했었다.
민주당은 "2021년 권리당원 게시판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연말에 결국 당원 게시판 잠정중단이라는 좋지 않은 결과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게시판을 다시 연 만큼 권리당원 여러분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전과 같이 분쟁 과열, 법적 분쟁, 운영 불가 수준의 게시판이 될 경우 권리당원 게시판 폐쇄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정권 재창출과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만들기 위해 권리당원 여러분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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