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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퇴근 길인데”…‘7년간 9번 땅꺼짐’ 불안감 커지는 일산 주민들
주민들 “마두역 앞, 출퇴근때 꼭 지나치는 길…걱정”
“사고 발생 시에만 반짝 조치 하는 것 아닌지 우려”
전문가들 “신도시 개발 탓 싱크홀 공간 발생한 듯”
“전체 지반 침하에 대한 위험지도 작성돼야” 제언
지난해 12월 3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지하 기둥 일부가 파열되는 사고가 일어나 현장에 구급대원들이 출동해 있다. 채상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채상우·김희량 기자] 지난해 12월 3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역 인근의 상가 건물 지반이 침하해 상가 입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이 같은 지반 침하 사고가 최근 7년간 아홉 차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더욱 주목된다.

3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일산 지역에서 발생한 관련 현상은 2016년부터 이날까지 아홉 번이나 나타났다. 2016년에는 백석동과 접한 장항동 인도에 지름 2m·깊이 2m 크기의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했으며 이듬해인 2017년에도 백석동 일산요진와이시티 인근 지역에서 네 차례나 도로 균열과 침하 현상이 나타났다. 2019년 12월에는 백석동 알미공원 앞 도로에서 땅꺼짐이 발생해 5개 차로 20∼30m 구간이 1m 깊이로 주저앉았다.

잇따른 지반 침하 사고로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일산동구 마두1동에 거주하는 김모(26·여) 씨는 “몇년 전에도 백석역 근처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는데 마두역에서까지 일어나니 굉장히 불안하다”며 “특히 출퇴근을 할 때 꼭 지나가야만 하는 길이라 더욱 그렇다. 붕괴 가능성이 없다는 발표는 봤지만 그 밑을 지나가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입장에선 앞으로도 계속 걱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역시 일산 지역에 거주하는 박진혜(35·여) 씨 역시 “과거에도 마두동과 백석동의 땅이 내려앉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져 왔다”며 “위험 신호가 계속되고 있는데,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반짝 조치를 취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 이러다가 큰 사고가 발생할 거 같아 무섭다”고 말했다.

채수천 고양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현재 고양시에서 전문 업체를 동원해 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지만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많아 주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부족하다고 본다”며 “지자체를 넘어 국토교통부 등 정부 차원에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전격적으로 나서야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7년간 경기 고양시 일산지역 땅꺼짐 현상 일지.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에 대해 오랜 도시개발로 인해 생긴 지하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그 속에서 지하수 흐름골이 발생, 땅꺼짐을 유발하는 공간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석환 대진대 스마트건축토목공학부 교수는 “마두역 인근이 한강 하류 지역이었던 곳이어서 지반 자체가 충적토 층이 널리 분포돼 연약하다”며 “일산신도시가 진행될 당시 할 때 그 일부를 매립했기 때문에 지반이 취약하고 한강 하류 수위보다도 낮은 지역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마가 장기간 지속된 2020년에도 물 수위가 오랜 시간 동안 빠져나가면서 흙 속에 물골 같은 공간이 일정 부분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지반 특성이라든지 지반 특성, 수위 변동, 충적층, 상하수관별 상태 등 전체 지반 침하에 대한 위험지도가 작성돼야 한다”며 “반복적 사고가 난 일산 지역의 경우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원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지반 조사에서 땅을 얼마나 더 성토(盛土·흙을 쌓음)를 했는지, 흙 종류 등을 밝혀내야 한다”며 “흙 입자가 크면 지하수에 흙이 덜 내려가는데 논흙 같은 작은 입자는 더 잘 씻겨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양시는 지난 1일 오후 12시 기준 안전진단검사 결과 건물 붕괴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건물 지하 2~3층에 55개의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 기둥보강공사를 완료했고, 기둥이 파손된 지하 3층에 진동과 기울기를 측정하는 센서 15개와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상태다. 아울러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긴급점검실시명령을 발동해 지난 2일부터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이날 “오전 11시께 원인 규명을 위한 장비들이 사고 현장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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