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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손으로 끝난 바이든·푸틴 ‘50분 담판’...공은 1월로
바이든 “우크라 침공시 단호대응”
푸틴 “對러 제재땐 큰 실수” 이견만
“협상 모멘텀 살렸다” 긍정 평가속
1월 10일 차관급 실무협상 주목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 오후 3시 35분(미 동부시간)부터 오후 4시 25분까지 50분간 전화로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 방안과 러시아 안보보장 등의 현안을 논의 했다. [AFP]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미국-유럽 등 서방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긴급히 전화 통화를 했지만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히 맞섰다.

다만, 양 정상이 외교적 방법을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 공감한 만큼 오는 1월 개최하는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의 실무 회담에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 백악관과 러 크렘린은 30일 오후 3시 35분(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31일 오전 5시 35분)부터 오후 4시 25분까지 50분간 통화했다고 이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지난 7월 화상 정상회담을 한 지 23일 만이다. 연말을 맞아 델라웨어주(州)에 머무는 바이든 대통령은 윌밍턴 자택에서 통화를 했다.

양 정상은 모두 긴장 완화를 위한 상대방의 선(先) 조치를 강조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들이 결단력 있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통화 후 진행된 전화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향후 행동에 따라 긴장 완화의 길을 갈지, 경제적 대가와 함께 나토군이 증강될지 결정될 것이라 말했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병력 집결에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 긴장 완화를 위해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요구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통화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유리 우샤코프 러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대러 제재는 중대한 결과를 수반하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 말했다”며 “미러 관계의 완전한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토군의) 공격용 무기가 러시아 국경 근처에 배치되면 러시아도 상응하는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안보보장을 법적 구속력 있는 문서로 보장하라 요구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두 정상의 이번 통화가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협상의 모멘텀을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초 진행될 전략적 안정성 대화 등에 대한 외교적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했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오는 1월 10일에 열리는) 미·러 회담이 윤곽을 더 정확하게 결정할 것이라 양국 정상이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우샤코프 보좌관도 “푸틴 대통령이 회담 결과에 흡족(pleased) 해 했다”고 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2022년 1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 외무차관이 각각 참석한 가운데 실무협상을 벌인다. 12일에는 나토와 러시아, 13일에는 OSCE와 러시아의 연쇄 협상이 이어진다.

스티븐 피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월 회담에서 양측의 군사 훈련과 활동을 제한하는 등의 몇몇 긴장 완화 조치에 대해선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고, 스티븐 파이퍼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진지하게 회담에 임한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나토·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 간 핫라인 설치 등에 합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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