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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can영상]마스크야, 제발 ‘안녕!’ 하자
■내용 요약
태어나자마자 써야 하는 마스크
우리 삶에 동반자 된 ‘불편한 친구’
배려·존중 등 새로운 소통 상징물

‘End 코로나’에도 ‘위드 마스크’?
다음 세대 위한 해방 비책은…
2022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 마스크는 여전히 우리 삶에서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모아 모자이크 형태로 만든 마스크 어린이 이미지. [사진작업=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에코팀)=김상수·최준선 기자] 곶감과 호랑이. 이 전래동화 아시지요? 가물가물하면 복기해볼까요? 옛날 한 호랑이가 배가 고파 인가에 내려왔습니다. 어느 집 방문 앞에 서니 아기가 크게 울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호랑이 왔다, 뚝!”. 그래도 아이 울음은 계속됐습니다. 할머니가 다시 외쳤습니다. “호랑이가 문 앞에 와 있다니까…”. 그래도 울음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다시 나지막하게 말했습니다. “여기 곶감 있다. 뚝!”.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아이가 울음을 거뒀습니다. 호랑이는 생각했죠? 어, 나보다도 곶감이 더 무서운 모양이구나. 곶감, 그게 뭐지? 두려움에 떨던 호랑이는 냅다 도망쳤습니다. 곶감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줄행랑을 친 것이지요. 이후요? 호랑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곶감이 됐죠.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세상이 온통 코로나로 뒤덮고 있고, 세상 사람들은 죄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코로나와 마스크의 천적은 무엇일까요? 어디 코로나와 마스크를 물리칠 ‘곶감’ 같은 것은 없을까요? 호랑이를 상대할 곶감처럼 코로나와 마스크를 제압할 그 무엇이 절실합니다.

없어서는 안될 '불편한 친구'

거리거리마다, 골목골목마다, 아니 공공장소나 식당 등에서 마스크로 무장한 사람들. 코로나 시대, 최소한 지난 2년 동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마스크 풍경’입니다. 마스크? 첨엔 어색했습니다. 어떤 이는 갑갑하다며 턱마스크로 대충 시늉만 했고, 어떤 이는 콧구멍에 끼어진 코뚜레 같다고 기겁하며 마스크 끼기를 한사코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어느새 마스크에 익숙해졌습니다. 거부는 사라지고 수용이 남았죠. 결국 마스크가 우리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돼 버렸습니다.

슬픈 일입니다. 맑은 하늘아래 하마 입처럼 크게 벌리고 맘껏 공기를 마시던 시절,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침이 튀도록 수다를 떨고 이를 활짝 드러내며 껄껄껄 웃던 시절은 갔습니다. 이런 현실에 자조적인 웃음을 짓는 이도 많습니다. 지구환경 파괴의 책임이 있는 중장년층이야 그렇다고 해도, 태어나자마자 마스크를 써야 하는 우리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는 것일까요. 출생부터 어쩌면 늙을 때까지 마스크를 써야 하는, 그것도 마스크 착용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우리 아이들 앞에서 어른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표효하는 검은 호랑이해에도 마스크는 우리 일상에서 계속 ‘불편한 친구’로 존재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어 보입니다. 제아무리 무서운 호랑이가 겁박해도 코로나는 영 물러날 뜻이 없는 기색입니다. 그래서 ‘위드코로나’는 곧 ‘위드마스크’요, ‘엔드(End)코로나’ 역시 ‘위드마스크’라는 말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마스크에 관한한 디스토피아가 아닐 수 없습니다.

▶▶▶ 태어나자마자 써야 하는 마스크.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어느새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가 돼버렸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마스크를 입에 달고 살게 할 순 없지 않은가. 마스크 없는 세상을 꿈꾸며, 그날을 위해 동영상을 보시지요.

마스크의 사회적 의미

영어의 마스크(Mask)는 우리말로 하면 ‘가면(假面)’입니다. 얼굴에 가면을 쓰다니…. 어휘 자체는 일단 부정적인 뉘앙스가 풍깁니다. 이미지는 좋지는 않습니다.

강인욱 교수(경희대 사학과)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코로나 이전의 마스크 이미지는 동서양에선 한마디로 ‘나약함’과 ‘범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동양에선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이 착용하는 도구, 서양에선 범죄자가 자신을 감추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로 인식돼 왔다는 것입니다. 나약한 이가 쓰는 마스크, 범죄 냄새가 나는 이가 쓰는 마스크라는 일종의 주홍글씨로 여겨져왔다는 것입니다. 물론 마스크가 평가절하의 대상만 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전통 광대놀이의 가면(마스크)엔 풍자가 있었고, 국보급 하회탈엔 해학과 웃음이 넘쳐납니다. 이렇듯 마스크는 그동안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긴 마스크가 좋든, 싫든,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마스크를 우리는 어쩌면 영원히 안고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과 초조 앞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선택이 아닌 강요 앞에서 작지않은 부담으로 다가오는게 바로 마스크라고 할 수 있죠.

코로나는 언제쯤 종식될까요. 아니, 종식될 수는 있을까요. 백신을 서두르는 다국적 제약사, 공신력있는 글로벌 코로나연구소조차 전망이 다릅니다. 어느 곳은 코로나가 2022년 종식될 것이라고 하고, 어떤 곳은 2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고, 어떤 곳은 변이가 계속되는 한 코로나는 영원할 것이라고 합니다. 마스크에 관한한 중차대한 문제는 인간면역력이 극대화돼 코로나가 극복되든, 백신 개발로 코로나 아웃(Out)이 실현되든, 자연적으로 코로나가 소멸되든 간에 일상을 파고든 마스크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코로나 여부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마냥 안고 살 수도, 마냥 벗고 살 수도 없는 상황에 왔다는 것이죠.

마스크, 고슴도치 딜레마

임명호 교수(단국대 심리학과)는 이를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에 비유합니다. 얼어죽을까봐 고슴도치들은 서로 껴안아야 하지만 너무 가까우면 가시에 찔려 아프고, 멀리 떨어지면 추워 죽을 상황이 오늘날 ‘마스크와 인간’ 관계라는 것입니다.

이런 마스크에는 긍정과 부정이 나뉩니다. 임 교수는 “마스크는 외로움과 우울감 측면에선 분명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서도 “그렇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공고해진 사회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구정우 교수(성균관대 사회학과)는 “마스크를 잘 착용해서 시민들 사이에 서로 배려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시각이 있고, 마스크가 오히려 사람들 간의 벽을 세우고 개인주의를 강화하고 각자도생 분위기를 공고화시켰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마스크의 사회적 효과는 둘째치고, 우리의 관심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가 하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구 교수는 “코로나에 대한 경험이 워낙 강해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헬스장이나 공공장소에선 마스크를 쓰는 이들이 여전히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감염예방 차원 외에도 코로나시대 습관화된 경험이 마스크 착용을 버릴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새해는 호랑이 해입니다. 호랑이가 어디 그냥 호랑이인가요. 어렸을적 아이들이 울때마다 우리 할머니들은 말씀하셨습니다. “쉿, 호랭이 올라.” 그러면 울음을 싹 그쳤습니다. 아무리 아기라도 해도 호랑이의 무서움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죠. 2022년, 용맹함의 상징 호랑이의 우렁찬 울부짖음을 듣고 코로나가 화들짝 놀라 멀리 멀리 도망갔으면 좋겠다고 다들 소망할 것입니다. 이왕 도망갈 바엔 마스크를 들고 꽁무니 뺐으면 한다면서요.

하지만 우는 아이 울음을 딱 멈추게 하는 호랑이라도 현재로선 코로나를 물리칠 힘은 없어 보입니다. 우리 할머니들은 무서운 호랑이를 상대할 천적으로 ‘곶감’을 내밀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 겁없이 날뛰는 코로나를 단칼에 제압하고 마스크를 지구밖으로 추방할 ‘비책’은 무엇일까요. 최소한 우리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마스크를 입에 달고 태어나게 할 순 없지 않을까요?

마스크 없는 세상, 다음세대(Next Generation)를 위해…. 외쳐봅니다. 마스크야, 제발 안녕하자.

[영상=시너지영상팀]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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