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31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 "사심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그런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69)은 사면에 맞춰 공개된 저서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서 이렇게 밝혔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생활을 해온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31일 풀려났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이후 4년 9개월(1736일)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31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에 맞춰 2017년 3월 탄핵 이후 지지자들이 옥중에 있는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과 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답장을 엮은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를 출판했다. 이 책은 제1장 2017년 - 하늘이 무너지던 해, 제2장 2018년 - 끝없는 기다림, 제3장 2019년 - 희망을 보았다, 제4장 2020년 - 그리고, 아직 등 4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에서 국정농단 사건 재판과 언론보도 등 대해 억울한 입장을 일관성 있게 전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도 한 올 한 올 풀려질 것으로 믿는다"며 "시간이 지나면 가짜와 선동은 그 스스로 무너지고 파괴된다는 믿음으로 참고 견디고 있다"고 호소했다.
31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 모인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환호를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 |
책에선 한 지지자가 보낸 편지에서 윤 후보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등장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편지를 보낸 한모 씨는 '조국 청문회, 세상이 너무 어지럽습니다' 제목의 글에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씨를 기소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윤석열의 이름 석 자는 제 뇌리에서 지울 수 없는 증오의 대상이다. 그런 그가 조국의 처를 기소하다니 무슨 뜻일까'라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의 답장에서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가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고 한다. 거짓말이 사람들을, 그것도 일부의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남을 속이려고 들면 들수록 더 깊은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버리는 평범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나랏일을 맡을 수는 없다고 본다"고 적었다.
또한 '세월호 참사는 하나의 종교가 되고 말았다'는 97년생 유모 씨의 편지에는 "세월호가 침몰했던 그 날의 상황은 너무도 충격적이라서 지금 다시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무척 힘들다"고 답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날은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관저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당시 상황과 관련해 저에 대한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인 모함들이 있었지만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하고 있었다"며 "감추려고 한 것도 없고, 감출 이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넌지시 밝혔다. 한 예비역 장성이 '이제 분노의 념(念)을 거두고 자유 대한민국을 다시 살리는 일에 힘을 실어 지도해달라'고 당부한 편지엔 "제게 주신 말씀은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제가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