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5360근의 동으로 만든 분황사 통통한 불상, 보물 예고
자치통감 희귀본 ‘266~270권’도 지정예고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은 30일 5360근의 동으로 만들어 통통한 느낌이 드는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과 ‘자치통감 권266~270’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예고했다.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 충분한 양의 동이 투입됐다.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은 높이 3.4m에 달하는 대형 불상으로, 조선 후기의 유일하고 규모가 가장 큰 금동불 입상이다. 1998년 분황사 보광전 해체 수리과정 중 건축 부재에서 분황사상량기(1616년)와 부동명활성하(府東明活城下)분황사중창문(1680년) 묵서가 확인되어 이 약사여래입상이 1609년(광해군 1) 5360근의 동을 모아 제작된 사실이 밝혀졌다.

분황사는 신라시대부터 자장율사, 원효대사 등 여러 고승들의 수행처이자 중요한 가람(伽藍, 사찰)으로 인정되어 온 한국의 대표적 명찰이다. 원래 이곳에 봉안되었던 금동약사불은 정유재란(1597년)으로 소실되었으나, 신라시대부터 이어져온 약사도량으로서 분황사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란 후 얼마 되지 않아 지금처럼 장대한 규모로 복구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은 규모가 커 우람한 형태미를 보이고 있지만, 이와 달리 둥글고 통통한 얼굴에 어깨가 왜소해 전반적으로 동안(童顔)의 형태미를 보여준다. 특히 아이처럼 앳돼 보이는 이목구비는 16세기 불상 양식이, 가슴과 복부가 길쭉한 비례감과 세부 주름 등 신체 표현은 17세기 양식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신․구 양식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616년과 1680년에 작성된 두 건의 상량문을 통해 1609년에 동(銅)으로 불상을 조성했다는 경위와 불상의 명칭까지 분명히 밝히고 있어 이 시기 불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높다.

자치통감은 송의 사마광이 편찬한 역사서로서, 역대 왕조의 정치, 군사 업적을 서술한 서적. 국왕이 역대 왕조의 흥망성쇠에 대해 교훈을 담고 있기에 여러 나라에서 국정운영에 필요한 중요한 참고서로 활용했다.

자치통감 일부

자치통감 권266~270은 1434년(세종 16) 편찬에 착수해 1436년(세종 18)에 완료된 총294권 가운데 권266~270의 1책(5권)에 해당하는 서책이다.

주자소(鑄字所)에서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금속활자본으로, 워낙 수량이 많아 완질(完帙)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사한 판본이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 여러 곳에 소장되어 있으나, 전해지는 내용과 수량이 많지 않아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

지정 예고 대상 자치통감은 현재까지 해당 권이 없는 유일본으로, 초주갑인자로 인쇄한 금속활자본이다. 이미 지정된 자료와 비교할 때 인쇄 및 보존상태가 매우 우수해 서지적 가치 또한 높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치통감 권266~270’은 조선 초기 초주갑인자 판본을 보완해 주며, 전해지는 사례가 많지 않은 희귀본으로서 당시 정치학, 행정학 및 서지학 등의 역사적 자료로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므로 보물로 지정해 연구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청은 같은날 지정 예고된 앙부일구, 자치통감, 분황사여래입상 등 5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