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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월마트에서 사라진 신장 제품…성난 중국인 “보이콧”
中 월마트, 멜론·적대추·포도 등 신장 제품 안 들여와
네티즌 “중국산 쌀 먹으면서 중국인 뺨 때린다” 비난 여론
경쟁업체는 역으로 신장산 제품 홍보…월마트 타격 클 듯
중국 광둥성 월마트 매장.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위구르족 강제노역 방지법’을 따라 신장 위구르에서 생산된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자 중국 내에서 보이콧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강제 노동과 인권 문제로 신장 지역의 제품을 전면 수입 금지하기로 한 결정에 동참해 중국인의 뭇매를 맞고 있다.

월마트의 수입 제한 조치로 신장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농산물인 멜론, 적대추, 포도 모두 월마트 매장에 진열대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WSJ에 따르면 월마트 회원 전용 할인점 브랜드인 샘스클럽에서도 신장 농산물과 식료품이 사라졌다. 이에 분노한 중국 네티즌은 “중국산 쌀을 먹고서 중국인 뺨을 때렸다”며 고객 서비스 상담원과 전화하는 사진을 공유해 샘스클럽 회원권을 취소하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중국 내에서 434곳의 매장을 둔 월마트와 샘스클럽은 매출 급감의 위험에 처해 있다. 신장 지역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중국 소비자에게 특히나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앞서 패션 브랜드 H&M과 나이키 또한 신장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보이콧의 대상이 됐다.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은 신장 제품 배제 발표에 중국 여론이 들끓자 “중국 고객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상하이(上海市)에 위치한 미국 상공 회의소가 지난 9월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소매업체 30%가 중국 소비자의 불매 운동을 ‘가장 큰 우려’로 꼽기도 했다. 기업의 10분의 1이상이 소비자 보이콧에 대한 우려로 중국에서 계획한 투자 규모를 축소했다고도 밝혔다.

특히 중국은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려는 월마트의 전략의 ‘핵심 기둥’이 되는 국가라 보이콧이 월마트에 치명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600개의 매장이 있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해외 시장이며, 중국 매출은 최근 월마트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중국 시민이 월마트 회원 전용 할인매장 샘스클럽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위구르족 강제노역 방지법에 서명한 것을 두고 미중 갈등은 고조됐다. 중국은 미 의회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 법안을 두고 “국제법과 국제관계 규범에 대한 위반이자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며 “중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발표해 신장 지역의 강제 노동을 강력히 부인했다. 성명은 “신장에서 강제노동과 학살이 이루어진다는 주장은 반중 세력의 거짓말에 불과하다”며 “미국은 인권을 핑계로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월마트를 향한 비판의 여론을 인지한 중국 내 경쟁업체는 이 틈을 타 신장 제품 홍보에 나섰다. 유럽 식료품 매장 까르푸는 웨이보에 ‘신장산 고급 상품 축제’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신장산 제품으로 가득 찬 매장 진열대 사진을 올렸다. 신장에서 생산된 사과, 호두, 면양말 등의 제품에는 ‘저는 신장에서 왔습니다’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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