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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부터 겨자소스까지...미국 내년 밥상물가 줄줄이 오른다
고물가 한국에 영향 주나
우유·설탕 등 원재료 가격 올라
美 식품회사 잇따라 인상 계획
韓 소비심리 급속 냉각 속
농축수산물 가장 큰 걱정거리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 미국의 내년 장바구니 물가는 평균 5% 인상이 예상된다. 미국의 한 슈퍼마켓에서 마스크를 낀 남성이 카트를 밀고 있다.

내년 초 미국 식탁 물가가 비상이다. 커피부터 겨자 소스, 마요네즈까지 내년 미국 식료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전세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우유, 설탕, 곡물 등 원재료 가격이 인상한데다 임금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대란의 여파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4개월 만에 하락하며 소비 심리는 잔뜩 얼어붙은 가운데 내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농축수산물(43.8%)을 꼽은 응답비중은 전달보다 가장 높은 4.2%포인트 증가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수의 식품 회사들이 내년에 제품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피부터 푸딩, 머스터드, 냉동식품까지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가공식품이 인상이 예상된다. 유명 식료품 유통업체 스파르탄내시(SpartanNash)의 토니 사삼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내년에 유제품과 빵, 주스, 포장식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제품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가격 인상에서 영향을 받지 않을 제품이 단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RI는 내년 상반기 식료품 가격이 평균 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WSJ은 내년 식료품 물가 상승이 모든 분야에 걸쳐 최저 2%에서 최대 2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명 제과업체 몬델리즈는 내년 1월부터 쿠키와 캔디를 비롯한 제품 가격을 미국에서 6∼7% 인상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역시 유명 식품업체인 제너럴밀스와 캠벨수프도 1월부터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토마토 케첩으로 유명한 크래프트하인즈는 최근 고객사들에 푸딩과 머스터드 등의 여러 제품 가격을 평균 5%, 최대 20%까지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식료품 가격의 줄인상 계획은 인건비, 재료비, 물류비 등 생산 비용이 도미노처럼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거의 40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닥쳤다. 미국의 대표적인 물가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1982년 이후 가장 큰 폭인 6.8% 급등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같은 달 5.7% 올라 역시 39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11월 CPI에서 가정용 식료품 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6.4% 올랐고, 이 중 육류·생선·달걀 가격은 12.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밥상 물가 뿐 아니라 와인, 맥주 등 수입 주류(酒類)도 더욱 비싸질 것이라고 업계에선 얘기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운송비도 덩달아 뛰고 있다. 식료품 배달회사인 프레시 다이렉트는 내년 운송비를 평균 2~4% 인상을 예상했다.

유통업체도 애로 사항을 토로하고 있다. 식료품 체인인 페어웨이 스토어스의 레이놀즈 크레이머 CEO는 “이번달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는 서한을 공급업체로부터 받았지만, 반영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다음달 인상 소식을 또 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식료품 제조업체들이 비용 상승분을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한다고 비판한다. 실제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두고 반독점 정부기관을 동원해 기업을 조사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기류가 있다. 해당 업체들은 이런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유명 머스터드 제품의 생산 비용이 22% 급등했으나, 소비자 가격은 6∼13%만 올렸다고 설명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는 육류나 식용유 선택 시 더 값싼 제품으로 눈을 돌리거나 장보기 목록과 재고량을 줄이는 것으로 소비 패턴을 바꿀 것으로 예상됐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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