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상속으로] 코로나로 드러난 공공의료 취약성...제대로 된 예산집행으로 극복해야

2020년 1월 국내 코로나19 감염이 최초로 확진된 이후 현재까지 우리는 여러 차례의 재확산 위기를 경험했고, 현재도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와 같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급격한 감염확산의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가 팬데믹에 대한 준비와 대응 측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도 다수 있었지만, 국가 보건 의료체계의 취약 부분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중에서도 공공의료 시스템의 취약성과 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숙련된 의료인력의 부족 문제가 결국 표면화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수 4028개소 대비 공공의료기관의 수는 221개소로 공공의료기관의 비중은 5.5%에 불과했다. 공공의료기관의 병상 수는 2019년 기준 전체 의료기관 병상 수 64만1891개 대비 6만2240개로 9.7%에 불과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71.4%와 비교하여 최하위 수준에 있다.

공공의료기관의 간호사 인력과 의사인력 수는 전국 간호사와 의사 인력 대비 각각 15.6%와 2.5%의 비중으로 매우 적은 현실이다. 그중에서도 간호사 인력이 태부족한 현실이다. 간호사의 경우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근무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므로 평상시 중환자실 간호사 인력의 2배 이상의 인력배치가 필요하다.

2022년 예산 중 백신·방역 등 감염병 대응을 포함하는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 소관 보건의료 예산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았다. 전 국민 접종에 충분한 백신 확보 및 접종 지원, 이상반응 피해보상·치료지원을 포함하는 백신·치료제에 8812억원, 코로나 치료 병상 확보 등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2조1800억원, 의료인력 지원에 8조8000억원이 배정되어 코로나 극복을 위한 방역 및 대응의 전방위 지원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공공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이 전년도 2021년 대비 2조1000억원이 증가한 부문과 팬데믹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결코 배출 및 확보할 수 없는 의료인력에 대한 지원이 전년도 대비 1조3000억원이 증가한 것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건의료 인력의 사기진작과 처우개선을 위한 신설된 ‘감염관리수당’ 1200억원이 배정되어 코로나19 환자 입원치료 업무에 종사하는 2만명 보건의료인력에게 6개월간 지급될 전망이다. 또 보건소 코로나19 대응인력에 대한 한시적 지원의 연장과 확대로 378억원이 배정되어, 보건소 대응인력 약 2600명에 대한 한시지원으로 276억원, 재택치료 간호인력 한시지원에 102억원이 포함된다.

이같은 단기적 대응과 더불어 단기간에 양성·배출될 수 없는 전문의료인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마중물의 역할이 되는 국공립병원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2022년에도 계속해서 시행할 수 있는 예산이 배정됐다. 또 2022년 예산에는 민간병원 인력지원을 위해 한시 국고지원을 통해 간호인력의 안정적 유지와 확보를 위한 희망의 빛이 보이는 듯하다. 일단 한시적 시범사업으로 결정된 만큼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서 민간의료기관에도 교육전담간호사가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22년 보건의료 부문 예산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여전히 부족함의 아쉬움이 남지만 증가한 예산의 지향점이 바르게 설정됐다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배정된 예산이 각 목적에 맞게 제대로 집행되기를 희망한다. 코로나19 현장 의료인력의 사기진작을 위한 예산이 레벨D 방호복을 하루도 입지 않은 기관장 등에게 지급돼 현장 사기 저하를 유발하는 예산으로 다시는 쓰이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강윤희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