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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승세 커진 서울 집값?...또 엇갈린 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통계
KB국민은행 ‘오름폭 다시 커져’
한국부동산원 ‘상승폭 축소 계속’
전세시장도 양 기관 판이한 흐름
‘거래 침체’·‘매수세 감소’는 공통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세 번째주(20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값은 0.08% 올라 전주(0.0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로써 지난 10월 네 번째주(0.25%) 이후 7주간 이어진 집값 상승폭 축소 흐름은 끊겼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5로 전주(0.07%) 보다 오름폭이 작아졌다. 9월 둘째주(0.40%) 이후 오름세가 계속 약해지고 있다.

두 기관이 보여주는 서울 집값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KB국민은행 기준으론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인데, 부동산원 통계로는 더 위축되고 있다.

세부 지역별로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KB국민은행 기준으론 지난주 고가 주택 밀집지역인 용산구(0.25%), 서초구(0.24%), 강남구(0.21%) 등의 오름폭이 대폭 확대됐다. 전주 ‘보합’을 기록했던 성북구(0.08%), 동대문구(0.06%), 도봉구(0.03%) 등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반면 부동산원 집값 통계로는 용산(0.14%→0.08%), 서초(0.14%→0.12%), 강남구(0.12%→0.09%)는 물론, 성북(0.05%→0.02%), 도봉(0.03%→0.03%), 강북(0.01%→0.02%) 등도 상승폭이 약해졌거나 보합 수준의 미미한 변동을 보인다. 직전 0.05% 올랐던 은평구는 지난주 하락 반전(-0.03% )했다.

두 기관간 차이는 전세시장 통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11% 올라 전주(0.07%) 보다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6주간 계속되던 전세가격 상승폭 축소 현상이 사라지고, 오름폭이 다시 확대된 것이다. 반면, 부동산원 기준으론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계속 약해지고 있다. 지난주 0.06% 올라 직전주(0.08%)보다 오름폭이 더 줄었다.

KB국민은행과 부동산원 중 어느 기관이 보여주는 서울 아파트 시장 흐름이 정확한 걸까. 일단 거래량은 많이 줄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1.6으로 전주(2.2) 보다 더 떨어졌다. 이 지수가 1.6이라는 건 조사대상 중개업소에서 거래가 ‘한산’하다고 답한 사람 비율이 98.4%나 된다는 뜻이다.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두 기관 모두 ‘매도자’, ‘매수자’ 동향을 물어 작성하는 매매 수요공급 관련 지수가 기준선인 100 밑이다. KB국민은행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50으로 전주(51.8) 보다 더 떨어졌고, 한국부동산원 기준 ‘매매수급지수’도 전주 95.2에서 이번 주 93.9로 내려갔다.

종합하면 일단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 수가 집을 사려고 방문하는 사람들보다 많은 건 두 기관 공통된 조사 결과다. 그런데 거래는 잘 되지 않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눈치보기’ 장세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KB국민은행과 부동산원은 시장을 각각 달리 보여준다. KB국민은행은 집주인이 매물 가격을 낮추지 않고 오히려 올리는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부동산원은 호가를 낮춘 매물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한다.

어느 상황이 현실과 더 가까울까. 양 기관의 통계가 엇갈려 혼란을 준 지는 벌써 오래됐다.

전문가들은 한쪽만 일방적으로 옳다고 봐선 흐름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고 한다.

특히 지금처럼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별, 매물별 차이가 커 상승 사례에 집중하면 더 많이 오르는 것처럼 보이고, 하락 건수만 보면 상승세가 계속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집값에 대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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