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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바랜 中 ‘러스트벨트’…공무원 채용 계획도 취소
탄광도시 허강, 지난 23일 내년 공무원 채용 계획 돌연 취소
중국 헤이룽장성 허강시 전경. 2018년 2월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북부지역 발전소 위로 하얀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 경제 둔화, 지방정부 허리띠 졸라매기로 인해 중국 북동부 탄광도시가 공무원 채용에서 찬 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시간) 한때 중국 산업의 심장부였던 탄광도시 헤이룽장성(黑龍江省) 허강(鹤岗)이 중앙정부의 지방정부 부채 감축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강시는 지난 23일 “하급직 공무원 채용 계획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인사채용 담당 부서는 공지에서 “허강 정부가 재정 조정을 실행하며 재정 상황에서 주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공지는 25일 공식 웹사이트에서 아예 사라졌으며, 이후 온라인을 통해 회자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한 이용자는 허강의 문제와 관련해 “도시가 너무 가난하고, 앞으로 전망도 부진해 젊은 이들이 머물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썼다.

허강은 최근 몇 년 새 인구감소와 경제 침체를 겪고 있다. 환경 영향 문제 등으로 인해 주력 산업인 다수의 탄광이 폐쇄됐다. 도시 규모가 위축되자 2019년에 중국에서 집 값이 가장 싼 지역 100곳 중 한 곳에 들기도 했다.

지난해 이 도시의 경제성장률은 0.3%에 그쳤다. 이는 지방정부 평균 1%와 전국 기준 2.3%를 훨씬 밑도는 성적이다. 산업생산은 1.1% 뒷걸음질쳤고, 재정수입은 10% 감소한 반면 재정 지출은 0.3% 늘었다.

허강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31억 위안(2조 4375억원)으로, 직전 해 보다 16억 위안이 늘었다.

허강은 지난 6월에 재정 지출을 감축해야 할 “극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허강의 공무원 채용 취소 인원 규모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허강시 내 8개 현 가운데 쑤이빈(綏濱)현은 16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SCMP는 많은 지방 정부가 허강과 같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고 있으며, 산시성(陝西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난해 6월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전체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기준 53조 위안(9705조원)으로, 중국 국내 총생산량의 52%를 차지한다. 이같은 부채 규모는 2013년 16조 위안과 비교해 7년 만에 3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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