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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대학 캠퍼스에서 천안문 사태 추모 조각상 2개 추가 철거
홍콩대 추모 동상 철거 다음날 이뤄져
홍콩중문대 동상·링난대 부조 벽화 제거돼
중문대 측 “무허가 동상 절차대로 철거한 것”
홍콩 인부가 23일 홍콩대(香港大學) 교정에 설치된 천안문 사태 추모 조각상 ‘수치의 기둥’을 철거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홍콩대(香港大學) 교정에 설치됐던 중국 천안문 사태(天安門事件) 추모 조각상 철거에 이어 홍콩 대학 캠퍼스에 내 추모 동상 2개가 추가로 해체됐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홍콩중문대(香港中文大學)는 새벽 교정 광장에 세워져 있던 ‘민주주의 여신상’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홍콩중문대 측은 성명을 통해 “무허가 동상을 철거한 것”이라며 “내부 평가를 거쳐 조각상 철거를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6.4m 높이의 ‘민주주의 여신상’은 1989년 천안문 사태 희생자를 기리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2010년 세워졌다.

앞서 전날 홍콩대는 24년간 전시해오던 천안문 사태 추모 조각상 ‘수치의 기둥’을 철거한 바 있다. 홍콩대 측에 따르면 ‘수치의 기둥’은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 홍콩대 조각상은 중국에서 민감하게 다루는 천안문 사태 시위를 공개적으로 추모하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였다.

동상의 철거는 홍콩 입법회 선거가 치뤄진 이후 얼마 안 돼 이루어진 것이다.

펠릭스 차우 홍콩중문대 졸업생은 로이터통신에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민주주의 여신상’으로 학교가 자유로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제 이 곳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홍콩중문대(香港中文大學) 교정 광장에 세워진 ‘민주주의 여신상’. [AFP]

홍콩 링난대(嶺南大學)도 천안문 사태를 추모하는 부조 벽화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벽화에는 ‘민주주의 여신상’을 포함해 천안문 사태 때 탱크를 전면으로 마주하고 막아 섰던 ‘탱크 맨’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이외에도 링난대 학생회관 본관에 전시돼 있던 ‘민주주의 여신’ 그림도 회색 페인트로 칠해져 가려졌다. 링난대 학생은 지워진 그림 위에 ‘부끄럽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여 반발에 나섰다.

두 대학에 전시됐던 작품을 만든 천웨이밍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작품이 손상되면 대학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 국가 보안법을 도입한 이후로 언론, 집회, 표현의 자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 누구의 지시로 조각상을 제거했는지 논평을 요구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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