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하락 전환? 숨 고르기?...변곡점에 선 집값
엇갈리는 내년 부동산 전망
정부·일반여론 “하향안정” 무게감
전문가 “공급부족에 소폭상승” 예측
금리·대출규제·전세가격 주요 변수

내년 집값 전망을 놓고 정부와 전문가, 그리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최근 기세가 내년에는 본격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정부의 희망찬 전망에 많은 전문가들은 “그래도 오른다”고 말한다. 다만 상승폭은 3분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올해보다는 완만해질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정부 “내년 안정”에 여론도 변화=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8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 회의에서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되고, 지방은 가격 하락 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부동산 정책의 기본 틀을 견지하며 시장 기회를 상회하는 공급 확대 및 적극적인 수요 관리 등을 통하여 안정화 기조가 확산되도록 총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주택 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확연하다. 집 구매 희망자들이 향후 하향세를 점치면서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두세차례 금리인상과 고강도 대출 규제가 예고된 금융시장 상황과 소득대비 집값비율(PIR)이 13.6배로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껑충 뛴 집값 자체도 추가 상승보다는 하방에 무게감을 더하는 소재다.

이 밖에 한 달 넘게 기준점 100 이하에 못미치고 있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년 후 집값 전망을 나타내는 한국은행의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내림세를 그리고 있는 것 등도 내년 집값 하락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한때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도 지난달 104.2%로 10월 대비 2.0%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월 119.9% 대비 12%포인트나 하락한 107.9%까지 밀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와 대출규제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구매자들이 올라간 집값을 따라가긴 어려워 하락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론도 점차 안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여론조사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4일과 5일 전국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집값 전망에서 ‘오를 것’이라는 응답과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27.9%와 28.1%로 오차범위 ±3.1%포인트 내에서 비슷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말에 조사해 최근 발표한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서 1년 후 거주 지역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 가구주의 35.6%가 ‘상승할 것’이라고,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8.2%에 그쳤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과 DSR 등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주택 시장은 관망세가 강해져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소폭상승” 대세=최근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과 기관들은 내년에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승폭은 올해나 지난해처럼 크진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지난 14일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전국의 주택 매매 가격은 2.5%, 전세 가격은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누적된 공급 부족 문제와 전·월세시장 불안 지속으로 상승 추세는 이어가지만, 구입 부담이 커진 집값 수준과 일부 지방의 가격 하락세 등이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내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5%, 전세가격은 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은 각각 7%, 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억제 위주 부동산 금융, 조세 정책의 부작용, 다주택자들의 증여 선택 현상 등으로 내년 집값도 오를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최근 ‘2022년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과 수도권 매매가격이 2%, 3% 각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 자금조달의 어려움, 3기신도시 및 공공택지 내 공급 기대심리 등으로 매매시장에 선뜻 진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승세는 올해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는 총평이다.

개별 전문가들의 전망도 마찬가지다. 현 부동산 시장을 하락 전환이 아닌, 숨 고르기 장세로 분석한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내년에 1~3% 가량 소폭 상승할 것”이라며 계속되는 전세불안과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 등 근본적인 시장 상황이 여전한 점을 이유로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지난 주말 GS건설의 유튜브 채널 자이TV에 출연해 “지금 전세난이 내년 여름까지 가면서 불안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