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에 첫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8일 오후, 빙판길 위에 2명의 배달기사가 배달업무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위험천만 ‘빙판’ 배달…수익이 얼마나 되길래?”

주말 폭설과 한파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배달기사의 수입도 급증했다. 이틀 동안 150만원 가까이 수입을 올린 배달기사도 등장했다. 평균 배달단가가 직전 주 대비 20~30%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악천후 조건에서만 가능한 ‘한철 장사’인 탓에 배달기사들은 주말 동안 12~16시간 장시간 노동을 감행하기도 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인 폭설로 도로가 얼어붙은 지난 18~19일 배달 기본료가 건당 평균 1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통상 배달기사가 받는 건당 배달료는 점심·저녁 피크시간에는 8000~1만원, 비피크시간 4000~6000원 수준이다.

라이더 A씨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주말 147만원의 배달 수입을 인증했다. A씨는 쿠팡과 배달의민족 주문을 번갈아 수행하며 토요일 75만원, 일요일 72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A씨 외에도 여러 배달기사가 수입을 인증했다. 하루 50만~80만원에 달하는 ‘역대급’ 수입을 자축하면서다. 오토바이 대비 배달단가가 낮은 전기자전거 배달기사 B씨도 19일 52만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배달기사가 배달을 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우천·폭설 등 악천후가 덮치면 배달료는 상승한다. 배달 수요는 늘지만 안전을 우려한 배달기사 다수가 출근을 꺼려, 배달기사 공급이 절대적으로 줄어든다. 도로 사정이 지나치게 좋지 않을 때는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이 주문 자체를 차단하거나 자제를 권하기도 한다. 제때 배차되지 못한 주문건에는 계속해서 ‘추가 배달료’가 붙는다. 기상 할증, 거리 할증은 별도다. 지난 주말 배달단가는 전주 대비 20~30% 정도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 5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1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이 필수다. 19일 약 75만원의 수입을 올린 C씨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무려 16시간 동안 운행했다. 높은 배달단가가 유지되는 하루, 이틀 동안 ‘바짝’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프로모션이 배달 수입을 좌우하는 현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구 배민지회는 ‘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7년째 3000원인 기본 배달료를 4000원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 중이다. 프로모션은 기상·주문 상황과 플랫폼의 마케팅 규모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서는 기본 배달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