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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에 밀리고 김건희에 막히고...‘김종인 매직’ 실종

선거 기술자로 칭해지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매직’이 아직 빛을 못 보고 있다.

김 위원장 특유의 의제 설정 정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책 공약 뿌리기 행보에 가로막혀있다. 장악력이 강한 그가 합류한 후에도 당의 비상 대응은 중구난방이다. 주특기인 ‘중도 확장’도 아직 성과로 나타나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의제 설정...與 ‘공약 쏟아내기’서 밀려=김 위원장은 대선판을 주도할 수 있는 의제 설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아직 결과는 신통찮다. 김 위원장은 ‘내각제’, ‘약자와의 동행’ 등 거듭 의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사실상 ‘1일 1공약’ 행보에 밀려 좀처럼 조명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기본소득’, ‘경제 3법’, ‘중대재해법’ 등을 던져 판을 계속 흔들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이번만큼은 김 위원장이 의제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도록 민주당이 ‘공약 고군분투’에 나섰으며, 이 작전이 꽤 잘 먹혀들고 있는 점은 인정한다”고 했다.

이 달 초 사령탑에 오른 김 위원장은 일찌감치 ‘코로나 지원금 100조원’구상을 의제로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판을 흔들기에 역부족이었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비슷한 취지의 지원금 규모로 50조원을 언급하고,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사실상 윤 후보 편을 드는 등 당 안에서도 혼선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김건희 의혹’에...대응 중구난방=김 위원장의 장악력이 현재 국민의힘의 최대 악재로 거론되는 이른바 ‘김건희 의혹’에 대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의 직할 조직인 총괄상황본부는 ‘굵직하게 가되, 난전(亂戰)은 안 된다’는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은 선대위가 윤 후보 배우자인 김 씨를 둘러싼 ‘허위 이력’ 논란에서 어렵게 의혹 하나를 해명하면 민주당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선대위 안에선 “윤 후보가 최대한 빨리 사과해야 한다”, “진상이 밝혀진 후 사과해도 늦지 않다”는 논쟁이 생길 만큼 비상 대응은 중구난방이었다.

정무 영역에서 ‘촉’을 인정받은 김 위원장이 온 후에도 인선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국민의힘 선대위는 피감기관 특혜수주 의혹으로 탈당한 박덕흠 무소속 의원을 충북 선대위 공동총괄선대위원장으로 발표했다가 1시간 만에 철회했다. 의원실 보좌진 내 ‘갑질 의혹’을 받은 최승재 의원도 약자와의동행 위원으로 앉혔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키도 했다.

▶중도 확장...성과는 ‘아직’=김 위원장의 주특기인 중도 외연확장도 아직은 주춤하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를 보면 윤 후보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은 27%였다. 이 후보가 갖는 중도층 지지율(37%)보다 10%포인트 낮은 값이다. 애초 두 후보는 2주전 같은 조사에선 중도층 지지율이 33%로 동일했다. 이번에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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