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원회 공화국’ 尹 선대위...실세경쟁·스펙공장 우려
선대위 출범 열흘 만에 위원회만 19곳
벌써 ‘실세위원회’ 靑입성 발판 거론
지방선거 공천노린 인사들도 몰려들어
본부 눈치보기·업무혼선 우려도 증폭
선대위 “업무분장 정리...시너지 기대”

출범한지 이제 열흘이 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 다수의 산하 위원회가 들어서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직속 위원회만 3곳이다. 선대위·공보단 산하 위원회는 16곳으로 이를 더하면 벌써 위원회 19곳이 돌아가고 있다. 선대위 측은 “선대위 내 업무분장이 일사불란하게 정리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 안에선 “벌써부터 ‘실세 위원회’란 말이 들리는 등 우후죽순 설립되는 위원회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선 “대선보다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 관심을 둔 위원회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6일 국민의힘 선대위에 따르면 현재 윤 후보 직속 위원회로 약자와의동행·새시대준비·내일을생각하는청년위원회 등 3곳, 선대위 산하 위원회로 내일이기대되는대한민국·경제사회·국민통합·글로벌비전·코로나위기대응·동서화합미래특별위원회 등 15곳, 공보단 산하 위원회로 언론자문위원회 1곳 등 당내 위원회 19곳이 운영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조직 정비, 캠프 인사들의 전문성 활용 등을 위해 다수의 위원회 운영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공식·비공식적으로 직함을 갖는 참모만 250명이 훌쩍 넘는다는 ‘코끼리급’ 선대위를 통제하기 위해선 다수의 위원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각계각층 인사가 선대위 활동 중 업무 관련 혼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세분화된 위원회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도 깔렸다. 특수통 출신인 윤 후보가 갖는 특유의 ‘보스’ 기질이 여러 위원회 발족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필요하면 IT(정보통신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위원회가 추가 신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 내에선 위원회가 계속 만들어지는 데 대한 불만 목소리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대선에 승리하면 곧장 청와대 입성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이른바 ‘실세 위원회’도 벌써부터 공공연히 거론된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중심을 잡아야 할 본부가 위원회의 눈치를 보는 현상이 고착화될까봐 염려된다”고 했다. ‘교통정리’를 위한 각 위원회가 혼선을 수습하지 못하고 서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의 새시대준비위원회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의 동서화합특별위원회는 ‘중도 확장’을 목표 중 하나로 둔다는 점에서 업무가 겹칠 수 있다. 청년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내일을생각하는청년위원회와 내일이기대되는대한민국위원회 등도 20·30세대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과제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선대위 사람들 중에서도 지금의 위원회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단순히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일을 도맡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위원회도 상당수”라고 했다.

일각에선 내년 지선 출마를 위한 포석으로 위원회에 이름만 올린 인사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대위 위원회가 지선용 ‘스펙 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각 위원회별로 성과와 선거 기간 중 회의 횟수, 구성원들의 출석율을 면밀히 따지는 등 시스템 정립이 필요해보인다”고 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선 선대위 참여자 모두가 자신의 특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며 “각 위원회는 곧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